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지옥이 텅 빌 때까지 나는 열반에 들지 않겠다.” 이 한마디 서원 앞에 우리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먼저 오르고자 하는 이가 많고, 먼저 구원받고자 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장보살은 가장 늦게 성불하겠다고, 가장 아픈 이들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중생이 모두 구제되기 전에는 혼자 편안해지지 않겠다는 대원大願을 세우신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지장대원본존地藏大願本尊이라 부릅니다.
"대원"이란 무엇인가?
대원大願이란 큰 기도이며, 큰 책임이며, 큰 자비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소원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맹세입니다.
지장보살의 대원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가장 외로운 이, 가장 죄 많은 이, 가장 미움받는 이 곁에 머무는 실천입니다.
"지옥의 문 앞에서 등을 돌리지 않는 자, 지옥의 불 속에서도 눈을 감지 않는 자 그가 바로 대원본존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서원을 세우며 살고 있는가?
오늘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 봅니다. “나는 어떤 원願을 품고 살고 있는가?” “나의 기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속의 이익이나 개인의 평안만을 위한 기도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고통을 덜기 위한 서원, 한 사람이라도 구제하기 위한 발심이 일어난다면, 그 순간 우리 또한 대원본존을 따르는 보살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대원본존 지장보살의 서원을 가슴에 새깁시다. 내 가족 중 가장 힘든 이 곁에, 내 공동체 안에서 소외된 이 곁에,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와 연민을 지닙시다.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고 괴로움을 외면하지 않으며, 가장 낮은 곳을 향해 손을 내미는 그 위대한 서원 속에 진정한 불자의 길이 있습니다.
나무 본원 지장보살 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