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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담화선창曇華禪窓, "빈 수레가 요란한 세상을 경계하라"

- 실력보다 포장이 앞서면 결국 신뢰를 잃는다
- 큰 목소리가 진실을 대신할 수는 없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허장성세虛張聲勢는 실속이나 실력은 부족하면서 겉으로만 세력이 강한 것처럼 과장하여 위세를 부리는 모습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이는 것’입니다.

 

 

이 네 글자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자신을 드러내기 쉬운 시대를 살아갑니다. 정치에서는 성과보다 구호가 앞서기도 하고, 조직에서는 능력보다 직함을 내세우기도 하며, 사회관계망에서는 실제 삶보다 화려하게 꾸민 모습이 더 크게 주목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크게 말한다고 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감과 허세는 다릅니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오지만 허세는 부족한 실력을 감추려는 데서 나오기 쉽습니다. 참된 권위는 스스로 높인 목소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행동과 책임에서 만들어집니다.

 

특히 권력과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허장성세를 더욱 경계해야 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달라지는 삶입니다. 화려한 약속보다 지켜진 약속 하나가 소중하고, 백 마디의 구호보다 책임 있는 행동 하나가 더 큰 신뢰를 만듭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부족한 성과를 감추기 위해 더 화려한 말로 포장하며, 권위를 세우기 위해 상대를 억누른다면 그것은 지도력이 아니라 허세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기업과 사회지도층도 마찬가지입니다. 명함에 적힌 직함이 많다고 인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며, 재산이 많다고 존경까지 얻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크기는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그 힘을 어디에 사용했느냐에서 드러납니다.

 

불교에서는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보려는 마음 또한 집착과 아상(我相)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내가 옳다’, ‘내가 높다’, ‘내가 인정받아야 한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커지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수행은 자신을 과장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보는 일입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용기, 다른 사람의 충고에 귀 기울이는 겸손이 오히려 사람을 크게 만듭니다.

 

현대사회가 허장성세에서 벗어나려면 말보다 실천, 과시보다 내실, 직함보다 책임, 권력보다 봉사를 중시해야 합니다.

 

화려하게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 큰소리치는 사람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빈 수레는 요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앞으로 움직이는 것은 소리가 아니라 수레 안에 채워진 실력과 책임입니다.

 

담화총사 한마디

 

“목소리를 높여 자신을 크게 보이려 하지 마라.
진실에는 허세가 필요 없고, 실력에는 과장이 필요 없다.
백 마디 자랑보다 한 번의 실천이 낫고,
높은 직함보다 낮은 자세가 사람을 높인다.”

 

허장성세의 시대일수록 말의 크기가 아니라 삶의 무게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