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김학영 기자 | 고대 중국의 역사책 좌전左傳에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고사가 등장한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에서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위태롭게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닌, 공동체의 중요성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경구로, 현대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현대사회는 기술 발전과 경쟁의 논리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개인주의와 독립성이 강조되며, "혼자서도 잘 산다"는 문구가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입술과 이처럼 서로를 지탱하며 존재해야 할 공동체가 약화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온다. 예를 들어, 지역 사회가 붕괴되면 교육, 치안, 복지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 저하로 나타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정치권의 행태다. 이익집단으로 변질된 정치 세력이 국민의 화합보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적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을 편 가르고, 상호 비난을 일삼는 모습은 사회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국민은 이러한 정치적 갈등의 피해자가 되며, 결국 사회 전체가 위태로워진다.
정치권은 순망치한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서로를 지탱하며 상생할 때 비로소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가 가능하다. 단기적인 이익에 몰두하기보다 국민 전체의 화합과 공동체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든다.
또한 지역 사회의 봉사활동이나 환경 보호 운동 등에 참여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상생을 위한 작은 실천으로 는 지역 상권 이용, 공정무역 제품 구매 등으로 함께 성장하는 경제를 지지할 수 있다.
이처럼 "순망치한"은 단지 고대의 가르침에 머물지 않는다. 서로를 배려하고 돕는 마음이야말로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지키는 길이다. 정치권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입술과 이처럼 서로를 지키고 의지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후대에 물려줄 진정한 유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