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법성본무생法性本無生이란, 법의 본성은 애초에 생겨남도, 사라짐도 없는 자리입니다. 태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자성自性입니다. 그러나 중생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변화로 보이기에, 거기에서 온갖 집착과 번뇌가 일어납니다. 시현이유생示現而有生이란, 부처님은 이러한 중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생겨남이 있는 듯 시현해 보이십니다. 진리는 말 없이도 머무나, 중생의 깨달음을 돕기 위해 부처는 모습과 소리를 빌려 진리를 설하시고, 그 진리를 일깨우기 위해 육신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방편方便'입니다. 시중무능현 역무소현물 是中無能現 亦無所現物이라, 그렇다면 이 모든 시현 속에는 '나타내는 자'도, '나타나는 대상'도 없습니다. 이는 곧 ‘주체와 객체’,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 분별이 진실이 아님을 뜻합니다. 보는 이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는 경계, 그것이 바로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세계입니다. 세간의 눈에는 분명히 '있다'고 보이지만, 진리의 눈으로 보면 거기엔 실체가 없습니다. 불생불멸, 무소무위한 그 자리를 본다는 것, 그것이 바로 법성法性을 보는 눈, 지혜의 눈입니다. 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백 가지 지혜가 단 하나의 무심無心만 못하다는 말은 생각이 깊을수록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음을 일깨운다. 안팎의 마음을 버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공덕조차 버려야만 비로소 부처의 길이 열린다는 말씀, 이는 곧 ‘놓는 것이 얻는 것이다’라는 도리다. 삼계三界는 불타는 집이다. 그 속에서 진정한 법왕은 누구인가? 석가도 미륵도 아닌, 당신의 눈동자 안에 비친 그 자성이 법왕이다. 그러니 외호外護의 이름에 메이지 말고 내면의 광명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설한 일체의 법은 모두가 ‘조병무早騈拇’라 하셨다. 즉, 필요 이상으로 덧붙인 말일 뿐,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수 있음을 경계하신 것이다. 오늘 일을 묻는가? 달은 강마다 고요히 비친다. 강이 맑으면 달빛은 더욱 또렷하고, 마음이 고요하면 진리는 스스로 드러난다. 효봉스님은 입적하는 그날에도 “화두가 들리십니까?”라는 물음에 세 번 ‘무無’라 하시며 삶과 죽음, 얻음과 놓음을 한 줄기 화두로 삼아 떠나셨다. 우리도 묻지 말고, 지혜를 꾸미지 말며, 그저 달빛을 받아들일 마음 그릇 하나를 비워둘 일이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마음 그릇을 정돈하라, 감로를 흘리지 말라” 파도가 뒤엉키면 달빛은 물 위에 비치기 어렵고, 밤이 깊을수록 등불은 더욱 밝게 빛납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도 위대한 길잡이가 되지요. 그대여, 복잡한 세상살이 속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더욱 고요함을 지녀야 합니다. 거칠고 어지러운 감정이 일렁이면 지혜와 자비의 달빛은 비칠 틈이 없습니다. 마음의 그릇을 잘 정돈하십시오. 그 그릇이 기울면 아무리 귀한 감로수라도 쏟아지고 맙니다. 감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참된 삶의 자양분입니다. 그릇이 안정되면, 삶의 작은 순간마다 감로가 고이듯 맑게 머물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삶의 바다를 항해하는 여러분, 파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의 닻을 고요에 내리십시오. 그러면 등불은 더욱 밝아지고, 달은 물 위에 은은히 피어날 것입니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전통 민화 속 익살스러운 호랑이와 토끼의 구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민화에 옻칠을 더하다」가 공개됐다. 옛 민화에서 호랑이는 담배를 피우며 해학과 풍자를 상징했으나, 이번 작품 속 호랑이는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오히려 토끼들이 긴 대롱 담뱃대를 멀리 치워내며 금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담배 피우는 호랑이였으나, 이제는 금연하는 호랑이로 거듭나 금연운동에 앞장선다”는 시대적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한 민화가 아니라 민화 위에 옻칠을 더한 독창적 작업으로, K-민화의 새로운 도전이자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실험적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작품은 담화총사曇華總師의 대표작 중 하나로, 오는 10월 열리는 벨라루스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에 기증될 예정이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고, 나아가 세금으로 지원금까지 내걸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의 회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은 지역 재정을 담보로 한 무모한 도박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오랫동안 한국 관광시장의 핵심이었고, 무비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항공·숙박·요식업에 일정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관광객 숫자의 증가는 곧바로 지역경제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미 제주도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관광객이 늘었지만 그 결과는 불법 체류자 급증, 각종 사건·사고, 지역사회 갈등이었다. 단기 성과 뒤에 따라오는 부작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 관광산업의 구조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바가지요금이 만연하고, 볼거리와 체험거리는 빈약하다. 관광객은 돈을 쓰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도 얻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으로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은 결국 “돈 주고 망하는 정책”이다. 잠시 발길을 모아도 재방문율은 떨어지고, 한국 관광은 싼값에 소비되는 단체관광지로 전락할 뿐이다. 일부 지자체가 내건 관광객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