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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0년만에 최초 공개! '보물 자수가사' 보러 오세요

보존처리 현장공개, ‘보물 자수가사 프로젝트 : 보존과학자의 1,492일’

법왕청신문 이준석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대전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보물 자수가사刺繡袈裟'보존처리 현장을 공개한다.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보물 자수가사刺繡袈裟는 25조(條)로 이루어진 불교 승려의 예복으로 예불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승려가 실제 착용했던 것은 아니다. 이 가사는 불교에서 말하는 ‘세 가지 보물(三寶, 부처·경전·존자)’ 125개의 도상을 다양한 색실과 자수기법으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수놓은 것으로, 현존하는 유사사례가 매우 드물어 1979년 보물로 지정됐다.

 

자수가사는 지난 40여년간 액자에 넣어져 보관되면서 원형이 일부 훼손됐으나, 서울공예박물관에서 2018년 한국자수박물관 관장 고 허동화(1926~2018) 선생으로부터 기증 받아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보존처리를 의뢰, 2019년부터 3년여에 걸쳐 ‘액자 속 그림’이 아닌 ‘옷’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공개행사는 5월 23~25일까지 3일간 매일 3회(9:30, 13:30, 15:30) 총 9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개 현장을 방문하면 ▲직물보존처리 현장에서 자수가사를 실견하면서 과학적분석과 그 처리과정에 대한 전문가 설명을 들을수 있고 ▲자수가사 보존처리 과정마다 보존과학자의 노력과 고민의 순간을 전시로 풀어낸 ‘보물 자수가사 프로젝트 보존과학자의 1,492일’ 성과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보존처리 성과 전시는 보존처리 여정에 따라 자수가사에게 묻고 답하는 4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조사: 말을 걸다'는 자수가사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으로 보존과학자의 끊임없는 관찰과 탐문을 반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분석: 답을 듣다'는 남아있지 않은 기록들을 대신하여 자수가사로부터 단서를 찾고자 다양한 분석 조사를 시도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세척: 기술을 펼치다'에서는 과거의 수리 흔적에서 벗어나 ‘옷’이었던 자수가사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최신의 세척 기술을 통해 자수가사의 온전한 모습과 직물의 유연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복원: 기술을 꿰다'에서는 전통 공예기술과 현대 과학기술을 응집하여, 자수가사 복원에 활용되는 재료 표본과 재료 안정성 확인을 위한 실험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자수가사는 1978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한 특별전시'한국의 자수'전에 출품된 후 1979년 보물로 지정됐고,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수가사를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그간 액자형태로 보관하면서 훼손됐던 자수가사 뒷면의 원형을 관람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전통 자수와 바느질 기법 등이 집약된 전통공예기술을 생생히 살펴볼수 있다.

 

또한 그간 흔히 공개되지 않았던 보존처리의 구체적인 과정과 방법(미생물 분석, 전통 직물 제직과 염색, 인공 열화 실험 등)을 전시함으로써 직물문화재 보존처리 기술정보를 또 다른 처리현장에서 응용할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

 

행사 참가신청은 국민 누구나 할수 있으나, 유물의 안전한 공개를 위해 사전 신청한 선착순 125명으로 한정한다. 사전 예약은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프로그램 예약하기에서 5월 10일 0시부터 신청할 수 있다.

 

2023년 12월 가사로의 복원이 완료되면 서울공예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더 많은 국민들이 자수가사를 접할 수 있도록 그간의 연구성과를 책자로 발간하고 학술심포지엄과 특별전 개최 등 자수가사의 가치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현존하는 사례가 몇 없는 ‘보물 자수가사’를 최초로 공개하게 되어 뜻깊다”며 “전통 자수와 바느질 기법의 집약체인 ‘보물 자수가사’를 통해 우리 공예의 미학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뜻깊은 경험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