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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서울시, 판소리·살풀이춤… 무형유산 예능 명인, 흥과 멋으로 여름 채운다

선비가 소리 내 글 읽는 ‘송서(誦書)’, 살풀이춤, 판소리 등 명인들의 공연 선보여

법왕청신문 이정 기자 | 판소리, 살풀이춤부터 평소에 접하기 힘든 송서, 재담소리 까지… 무더운 여름, 무형유산 예능 명인들의 흥과 멋으로 서울의 여름날이 가득 채워진다.
 

 

서울시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종로구 율곡로 102)에서 서울특별시 무형유산예능연합회의 주최로 무형유산 예능 종목 공개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27일 송서(誦書) 공연을 시작으로 살풀이춤 ▴재담소리 ▴판소리고법 ▴시조 ▴판소리(흥보가) 전승자의 공연이 연이어 펼쳐진다.

 

6월 27일 18시에 펼쳐지는 ‘송서(誦書)’는 전통사회에서 선비들이 일정한 음률로 한문이나 소설을 읽었던 행위를 지칭한다. 전통 사회에서는 ‘송서’라는 행위 자체가 예술성과 역사성이 아울러 갖춰진 양반 사대부의 교양으로 여겨졌다. 송서 보유자 유의호 명인이 송서 시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6월 29일 17시에는 보유자 이은주 명인의 ‘살풀이 춤’ 무대가 펼쳐진다. 살풀이춤은 한해의 액운을 막기 위해 추었던 즉흥적인 춤이다. 고운 쪽머리에 비녀를 꽂은 춤꾼이 하얀 수건을 들고 멋스러운 몸짓과 감정을 한껏 드러낸다. 공간에 뿌려지는 수건과 어우러지는 춤 동작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전통적인 ‘절제의 미(美)’를 잘 구현해 낸다.

 

6월 30일 17시에는 보유자 최영숙 명인이 ‘재담소리’를 펼친다. 재담소리는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읊으며 관중과 호흡하는 전통 연희극이다. 풍자, 해학, 방언, 과장 등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 옛 이야기가 지닌 힘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예능 종목이다. 재담소리의 종류로는 ‘장대장타령’, ‘장님타령’, ‘개넋두리’, ‘장사치흉내’ 등이 있다.

 

7월 4일 14시에는 ‘판소리 고법’을 보유자 송원조 명인이 선보인다. 판소리에 맞추어 고수(鼓手, 북치는 사람)가 북으로 장단을 쳐 반주하는 것을 말한다. 판소리가 정착한 조선 중기 이후 생겨난 종목이다.

 

7월 5일 19시 30분에는 거문고나 가야금, 대금, 단소, 해금 등의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시조시(時調)를 가사로 노래 부르는 ‘시조’ 공연이 펼쳐진다. 옛 선비들이 즐겨 불렀던 음악으로 보유자 변진심 명인의 무대가 마련된다. 시조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즐기고 배울 수 있었던 전통 성악의 진수다.

 

7월 6일 14시에는 보유자 이옥천 명인이 ‘판소리 흥보가’를 선보인다. 판소리는 소리꾼이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창’(소리), ‘말’(아니리), ‘몸짓’(너름새)을 섞어가며 긴 이야기를 엮는 예술이다. 연행의 형태로 보자면 ‘음악극’이기도 하며, 내용으로 보자면 ‘서사극’이기도 하다.

 

행사 마지막 날인 다음달 7일에는 서울시 무형유산 보유자 6인이 한 자리에 모여 무대를 선보이는 ‘명인전’이 펼쳐지며 대미를 장식한다.

 

올해로 제4회째를 맞이한 행사로 이번 명인전에는 경제어산 ▴삼현육각 ▴재담소리 ▴판소리 ▴수표교다리밟기 보유자들이 출연하여 전승자들과 함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경제어산’(보유자 이조원)은 불교의식을 구성하는 소리를 뜻한다. 흔히 범패(梵唄)나 범음(梵音)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찬양하는 것을 노래로 부른 것에서 유래됐는데, 신라 시대 진감선사가 당나라에서 배워와서 전한 것이 시초가 됐다고 한다.

 

‘삼현육각’(보유자 최경만, 김무경)은 통일신라시대의 삼현삼죽이 그 시초로 보이며 삼현은 현악기, 삼죽은 관악기를 각각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향피리2, 대금, 해금, 장구, 북의 6인조를 원칙으로 하는 악기 구성법을 일컫는다. 본 공연에서는 관악풍류에서 두 번째 큰 악곡인 취타풍류를 연주한다. 취타풍류는 귀인의 행차, 3일 유가, 도당굿 등에 쓰였다.

 

‘수표교 다리밟기’(보유자 박종국)는 정월대보름에 수표교다리를 밟으면 일년 내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는 속설에서 시작된 세시 풍속 행사다. 여럿이 어우러져 즐기는 대동행사로 놀이성이 강하여 ‘답교놀이’라고도 부른다. 다리밟기를 하면서 부르는 산타령을 선보인다.

 

이외에 ‘재담소리’(보유자 최영숙)와 ‘판소리’(보유자 이옥천)도 함께하여 ‘명인전’의 흥겨움을 더할 예정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예능종목 공개행사는 전통 무형유산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명인전’은 관람료 전석 2만원으로 운영되며, 명인전을 제외한 모든 행사는 무료행사로 진행된다.

 

홍우석 서울시 문화재정책과장은 “전통 무형유산 종목 등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신명나게 즐길 수 있는 예능 종목 위주로 공개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우리 무형유산을 가까이서 접하고 그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