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7 (목)

  • 맑음동두천 25.0℃
  • 맑음강릉 29.5℃
  • 구름조금서울 26.2℃
  • 흐림대전 24.0℃
  • 흐림대구 22.4℃
  • 흐림울산 22.1℃
  • 흐림광주 21.6℃
  • 흐림부산 22.4℃
  • 흐림고창 20.7℃
  • 제주 22.0℃
  • 맑음강화 24.7℃
  • 흐림보은 21.2℃
  • 흐림금산 21.8℃
  • 흐림강진군 20.8℃
  • 흐림경주시 22.2℃
  • 흐림거제 20.4℃
기상청 제공

출판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 미녀 무비와 우전 왕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부처님께서 고진국에 계실 때 우전이라는 국왕이 있었다. 그 당시 마카다이쇼라는 큰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꽃과 같이 예쁜 딸이 있었다. 그는 자기의 딸이 그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워 누구에게도 비할 수 없다고 생각해 딸의 이름을 무비라고 짓고 몹시 귀여워했다. 

 

 

그 무비가 나이 열아홉이 되자 용모가 더욱 아름다워져 나라 안에서 이런 미인은 있을 수 없다는 평판을 들었다. 


그래서 멀리 다른 나라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자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시체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왕에서부터 아래로는 부호들에게 이르기까지 무비를 아내로 삼으려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무비는 수많은 높은 사람들의 청혼에 대해서 대답을 하지 않았으며 그 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했다. 


“만일 덕이 높은 사람으로서 더구나 그 사람의 용모가 내 딸과 어울릴 정도로 미남이라면 내 딸을 주겠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이 조건에 맞는 구혼자를 찾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런데 한 미녀를 놓고 구혼의 큰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것을 모르고 부처님은 어느 날 부호의 마을을 교화하러 들어오셨다. 


무비의 아버지는 어느 성자가 이곳에 온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마중을 나왔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부처님의 원만한 용모와 존엄한 모습을 뵙게 되자 감격하여 ‘내 귀여운 딸의 남편 될 사람이 이제야 발견되었구나!’ 


이렇게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재빨리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사실을 말하고 곧 결혼 준비를 서둘렀다. 


아내도 놀라기는 했지만 남편 말에 거역할 수 없어 딸에게 화장을 시키고 결혼식 준비를 시켰다. 준비를 마치고 아버지와 어머니, 딸 세 사람은 집을 나섰다. 평상시에도 뛰어난 미인인데 거기에다 예쁜 화장을 하고 고운 옷을 입혔으니 그 아름다움이란 형용할 수가 없을 정도로 예뻤다. 


무비는 꽃의 광채를 흔드는 듯 거리를 조용히 걸었다. 그 길은 영락으로 장엄하게 장식된 듯이 보였다. 또 거리에는 이 아름다운 소녀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길을 매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여인인가?” 


모두들 깊은 탄식과 찬미를 보냈다. 이런 찬미 속에 싸여 그 부부와 딸은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의 아내는 길바닥에 새겨진 부처님의 발자국을 보고 이것은 삼십이상(三十二相)의 하나로 광채가 나는 것으로 보아 인간계를 초월한 신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여기를 보세요. 이 발자국에는 뚜렷한 색깔과 모양이 있어요. 이것은 보통 사람의 발자국이 아닙니다. 이분은 반드시 이 세상의 쾌락에서 초월한 성자 이십니다. 듣는 바에 따르면 석가라는 분이 뛰어난 분이라고 하던데 필시 그분이 틀림없습니다. 여보, 그렇게 위대한 분께 가서 딸을 받아달라는 것은 허사가 될 거예요. 그러니 마음을 바꾸는 것이 어떻습니까.” 


부호는 아내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어서 다시 물었다. 


“당신은 무슨 증거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요? 만나보지도 않고, 무어라 말씀하실지 모르지 않소?”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발꿈치를 끌며 걷는 자는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생각이 얕은 사람은 발가락을 구부리고 걷는다고 합니다. 땅을 차는 듯 하면서 걷는 자는 못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자국이 뚜렷하게 걷는 사람, 이는 천인(天人)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호는 듣지 않으며 도리어 역정을 내면서 말했다. 


“그럴 리가 없소. 생각이 얕은 여자는 말을 삼가시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시오. 나는 혼자 무비를 데리고 갈 것이오.” 


남편의 노여움에 아내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광영을 동경하는 부호는 아내의 충고에 화를 냈지만 여하간 부처님을 뵙지 않고는 좋고 나쁜 걸 판단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마음속에 약간의 불안이 있기는 했지만 딸을 데리고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리고 부처님의 발에 정례를 울리면서, “대인이시여, 백성들을 교화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것도 공양을 드릴 것이 없사오나 다행히 변변치 못한 소생의 딸, 무비를 하녀로 하여 심부름을 시켜 주시면 더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고 자랑스러운 딸을 아주 낮추어 부처님께 봉사하도록 청원을 드렸다. 그러나 부처님은 잠시 딸을 보시는 듯 하다 곧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네는 딸을 절세의 미인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말씀을 부호의 자부심을 단도직입적으로 꿰뚫어 귀를 호되게 때렸다. 나라 안에서 첫째의 미인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아름다운 딸에게 얼마나 잔혹한 말씀을 하시는가. 사태가 뒤바뀌는 것에 의외로 놀란 얼굴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대인의 말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의 딸은 태어나서부터 기량이 출중하고 세상에서 견줄 사람이 없습니다. 부모 된 입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나라의 국왕을 위시하여 많은 호족들의 구혼이 비 오듯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많은 혼담을 모조리 거절했습니다. 오늘 대인을 뵙고 몰래 모습을 우러러 뵈었더니 대인의 모습에 광채가 들어있어 아름다우며 더구나 존엄하게 느껴져서 저의 딸의 남편이 될 사람은 이분 외에는 절대로 없다고 믿고 황망히 딸을 데리고 찾아와 뵈는 것입니다.”  


자초지종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나 부처님은 다시 이렇게 물으셨다. 
“그럼 자네가 사랑하는 딸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다고 믿는가?” 
“머리에서 발끝에 이르기 까지 어느 한 곳도 비난할 데가 없사옵니다.” 


“자네의 눈은 애정으로 흐려져서 잘 모르고 있음일세. 내가 보니까 머리 위에서 발끝에 이르기 까지 어느 한 곳도 예쁜 곳이 없네. 머리칼은 코끼리나 말의 꼬리와 같지 않은가. 그 밖에 머리는 진흙 같고, 코에는 콧물, 입 속엔 침, 장이나 위에는 썩은 똥이나 오줌이 있지 않은가? 부정한 손발, 뼈와 뼈가 얽매여 근육으로 연결되고 가죽이 위를 덮고 다만 호흡이 있어서 움직이는 몸뚱이가 아닌가? 그런 딸이 어디가 좋은 곳이 있으며 부정에 쌓인 딸을 어째서 절세미인이라고 말하는가!” 

 


 

그리고 다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내가 아직 수행 중의 일이지만 패다수 밑에 있을 때 제육천의 마왕이 아름다운 세 여인을 보내어 나의 수행을 깨려고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아름다운 세 미녀를 향해서 ‘너희들의 몸은 오물과 악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오줌과 똥으로 비단을 감싸고 있는 것과 같다’고 얘기 했더니 세 여인은 곧 노파의 모습으로 변하고 창피해 하면서 물러난 일이 있었다네. 지금도 그와 똑같네. 오줌과 똥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예쁘고 어디를 사랑한다는 것인가? 오줌과 똥으로 더럽혀지고 나쁜 곳을 비단으로 감싼 것에 나는 아무런 집착이 없다. 빨리 데리고 돌아가거라.” 


부처님의 이 부정관의 설법을 듣고 있던 부자는 길을 잃고 헤매던 꿈에서 깨어난 듯 대답할 말을 잊고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그러면 대인이시여! 저의 딸은 우전왕에게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에게 딸을 바치는 것을 실패한 부호는 돌아오는 길에 국왕인 우전에게 사랑하는 딸을 바쳤다. 


국내 제일의 미인을 손쉽게 아내로 맞이한 국왕은 기쁨의 표시로 그의 부친인 부호에게 태부라는 높은 벼슬을 주고 무비를 위해서 궁전을 새로 짓고 궁녀 일천 명을 주어 밤낮으로 시봉토록 했다.

 

그런데 우전왕의 왕비는 일찍이 불법(佛法)을 익혀 이미 한 가지 깨달음을 터득한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 때문에 왕이 무비라는 첩을 총애하여도 조금도 화내거나 질투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새로 첩이된 무비는 자신의 미모와 왕의 총애를 빙자하여 은밀히 왕에게 왕비를 중상 모략했다. 그래서 사랑스런 무비의 말을 믿은 왕은 백 개의 활촉으로 왕비를 쏘아 죽이려고 했다. 그래서 왕비는 뜰에 깔린 멍석위에 앉아서 처형을 기다리게 되었다. 목숨을 노리는 무서운 화살이 왕비의 눈앞에 세워졌다. 


그러나 왕비는 태연히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는 왕을 조금도 원망하는 생각이 없이 오직 부처님의 자비심을 간직하고 무릎을 꿇은 채 죽을 때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1백 개의 화살이 차례로 쏘아져 불쌍한 왕비의 몸에 화살이 박히는 듯했으나, 어쩐 일인지 화살은 차례로 왕비의 몸 근처에 와서는 세 번 왕비의 몸을 돌고는 되돌아 와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자 국왕은 놀라움보다는 오히려 공포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국왕은 이 알 수 없는 사실의 까닭을 풀기 위해 즉시 흰 코끼리를 타고 부처님께로 달려갔다. 그리고 부처님께 정례를 한 다음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중죄(重罪)를 지었습니다. 무비의 음탕한 마음에 사로잡혀 그녀가 왕비가 되려하는 야망을 모르고 다만 그녀의 사랑에 빠져 왕비를 활로 쏴 죽이려 했었습니다, 세존을 늘 숭배하는 왕비를 다치게 하는 것은 곧 불제자에게 백 개의 화살을 쏜 것과 똑같은 죄입니다. 저는 애정에 눈이 어두워 죄를 범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큰 자비심으로 저의 중죄를 뉘우치는 참회를 들어 주십시오.” 

 


 

부처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악을 악으로 알고 그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밝은 지혜가 있는 사람의 행동이요. 지금 왕은 악을 깨달았으니 청원을 받아들여 그 죄를 용서하겠소.” 


왕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부처님께 세 번 절하고는, “세존이시여! 저는 완강하고 제 마음대로 악행을 물리치지 못하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거기서 요염한 계집 무비의 애정에 빠져 더욱 악을 쌓는 것은 지옥에 떨어지는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불쌍히 여기시고 여자의 악을 물리치는 설법을 해 주십시오. 그것을 알게 되면 스스로 삼가하고 여러 백성들에게도 널리 전해서 새로이 뉘우치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저를 위해서 여자의 더러움과 지옥의 모습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대왕이 그러게 애절하게 원하자 말씀을 해 주셨다. 사실은 여자만이 추악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모든 남자도 죄가 있는 것이다. 남성에게는 음탕한 마음이 있어서 거기에서 만 가지 악이 끼게 되는 것이다. 

 


 

대왕은 남자에게 네 가지 죄가 있는 것을 아는가? 우선 그것부터 설명해 드려야겠다. 


첫째로 음탕한 남자는 항상 여자를 보고 요염한 소리를 듣고자하여 바른 길을 버리고 진실을 의심한 결과 마침내 음욕의 그물에 걸려 장님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맹목적이라고 말하지만 여하간 음욕 때문에 넋을 잃고 헤매는 불쌍한 남자의 모습을 마치 하녀가 주인을 겁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끊임없이 여색을 탐내고 있지만 이것은 여자가 아홉 구멍에서 썩은 냄새를 뿜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콧물이나 침을 삼키고 이것을 보배롭게 알기를 마치 꿀과 같다고 하는 것이 남자의 악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로 부모는 아기를 임신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 가지 고생을 무릅쓰고 양육하여 재산을 주어 자식의 생활을 보장해 주고, 또한 자식이 먼 곳까지 나가 있으면 늘 부모는 자식 때문에 늙은 몸도 돌보지 않고 오직 자식의 뒷바라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성인이 된 자식은 마음을 남녀의 정욕에만 쏟고 늙은 부모가 있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길러 준 두터운 은혜를 잊고 아내와 여자를 보물처럼 사랑하고 몰래 즐기면서 아내의 말만 믿고 부모와 싸우기까지 하다. 


이 자식을 기르는 무한한 부모의 두터운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이 남자의 둘째 악태라고 말할 수 있다. 


셋째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스스로 땀을 흘리고 고생해서 재산을 만들어 참된 신앙을 행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수도자를 존경하고 보시의 좋은 씨를 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번 장가를 가면 마음속의 색욕때문에 눈이 어두워 술잔을 기울이고 나비처럼 불빛을 향하여 몸을 던지는 것이다. 


이것은 오직 여색을 탐내기 때문이며 혹시 보시하려는 선심이 있어도 마음에 색욕이 일어나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색욕을 위해 몸을 던지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므로 이것이 셋째 악태라 말할 수 있다. 


넷째로 자식 된 사람이 어머니에게 키워준 은혜를 저버리고 성인이 되어 생활의 터전을 마련하고 재산을 모았다

 

고 해도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고, 여기 저기 색욕을 찾아다니고 돈이 있을 때는 여자들을 불러서 환유하고 젊음을 줄기는 것이 네 번째 악태이다. 


남자에게는 이 같이 네 가지 악태가 있기 때문에 지옥, 아귀, 축생의 길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대왕도 이 악태를 멀리하고 사후 지옥에 떨어지는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자세하게 남자가 타락하는 근본 까닭은 설명하면서 훈계하셨다. 왕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몹시 기뻐하였다. 길고 긴 어둔 밤에 한 가닥 촛불을 발견한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이제 무명의 꿈에서 깨어난 것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처음으로 여자의 악상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그 유혹에 빠져 죄를 짓는 것도 알았습니다. 


오늘까지는 그 죄의 원인을, 그리고 그 무서운 결과도 자각할 수 없어서 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무지의 구름도 걷히고 이제는 마음이 깨끗해졌습니다. 


왕은 이처럼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돌아갔다. 

 

불설우진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