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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 베푼대로 받는다.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어느 곳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 가난한 부부에게 아들이 태어났으나 너무 가난하여 그 아이를 키울 수 없었다. 생각다 못한 그 부모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밤중에 그 아이를 내다 버리기로 마음먹고 누더기 옷이라도 두툼하게 입히고 동전이라도 몇 개 허리춤에 넣어서 사람들이 오가는 네거리에 버렸다. 그런데 그 날이 바로 그 고을의 축제날이라 어른 아이들을 막론하고 자기 집에서 잔치를 베풀고 즐기느라 그 아이를 미처 보지 못했다. 


그런데 덕망이 높은 어떤 수행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티 없이 맑고. 순박한 날에 아들을 얻으면 현명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 고을에는 자식이 없는 한 귀족의 부호가 살고 있었는데 자식이 없는 터라 몹시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던 차에 수행자의 이런 말을 듣고 몰래 하인을 사방으로 풀어서 길가에 내다 버린 아이를 찾도록 했다. 


하인들이 이곳저곳을 수소문 하던 끝에 어느 노파가 버려진 아이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귀족은 가난한 그 노파에게 많은 돈을 주고 그 아이를 데려다 기뻐하며 애지중지 정성을 다하여 수개월을 키웠다. 


그런데 그 귀족의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까 그 귀족은 얻어온 자식이 전과 같이 귀하게 생각이 들지 않고 오히려 귀찮은 생각이 들어 ‘내 자식이 없으면 남의 자식도 내 자식처럼 기꺼이 키우겠는데, 하늘이 내게 아들을 점지해 주셨으니 이제는 다른 자식은 필요가 없다’ 이렇게 생각한 그 부호는 어느 날 하인을 시켜 그 아이를 내다 버리도록 일렀다.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아이였다. 어느 날 목장의 인부가 아이를 데려가 길러 보려고 하였지만 너무 가난하여 우유를 사먹일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은 할 수 없이 귀족의 집에서 산양의 젖을 훔쳐다 먹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귀족에게 들키고 말았다. 귀족은 인부를 꾸짖어 “왜 그런 짓을 했는가?” 고 물었다. 


“주인어른, 하늘은 내게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런 아들을 내려 주셔서 저는 젖을 훔쳐서 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마침 귀족은 자기 자식의 귀여움 때문에 그 아이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끝내 아이를 버렸던 마음이 후회가 되어 다시 자기 집에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되었다. 


몇 해 후 얻어 온 자식은 지혜가 뛰어나 신동의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까 친자식이 얻어온 자식을 도저히 따를 수가 없었다. 그 귀족은 또 나쁜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이 아이가 크면 자기 자식이 분명히 해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마침내 아이를 죽일 생각을 하고 자기가 부리는 철공소 주인을 불러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옛날에 아이를 얻어다 키웠는데 아이가 들어오면서 집안에 병자가 끊일 사이 없고, 재산이 줄고 가축이 쓰러졌다.

 

 

점쟁이에게 물으니 모두가 이 아이 때문이라 하니 제발 내 편지를 가지고 아이가 가거든 즉시 불 속에 쳐 넣어 죽여 달라.” 


그 귀족은 그가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아이에게 주고는 “너는 이 편지를 가지고 지금 철공소에 다녀오너라.” 고 했다. 그리고 “나는 늙고 병이 들었으니 뒷날이 걱정이 되니 네가 철공소에서 만드는 돈을 잘 조사해라. 그것이 네게 줄 재산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말을 일러 보냈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그 아이는 시키는 대로 편지를 받아들고 집을 나섰다. 그때 집 앞에서 친구들과 돌차기를 하고 있던 진짜 귀족의 아들, 즉 동생이,  “형, 나는 지고 있어. 형이 내 대신 해서 이겨줘.”  “안 돼, 나는 심부름을 가야해.”  “내가 갔다 오면 되잖아.” 


동생은 이렇게 말하면서 형의 손에서 편지를 빼앗아 가지고 달려갔다. 철공소의 인부는 이 편지를 보고 동생을 불 속에 처넣었다. 한편 귀족은 마음이 불안하여 하인을 뒤쫓아 보냈다. 하인은 돌차기에 정신이 팔린 형을 데리고 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귀족은 미칠 듯이 놀라 말을 달려 철공소로 갔으나 진짜 자기의 아들은 이미 한줌의 재가 되어 있었다. 하늘을 우러러 탄식을 하고 땅을 치고 통곡을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는 마침내 돌아오지 못할 친자식의 생각으로 병이 들어 눕게 되었다. 더불어 악한 마음은 날이 갈수록 더해만 갔다. 

 

 

“후계자가 없어도 좋다. 저 미운 놈을 꼭 죽여야겠다.” 


그래서 귀족은 또 흉계를 생각해 냈다. 어느 날 이미 청년이 된 얻어온 자식에게, “우리 영지에 있는 대관이 추수를 속이고 있으니 네가 그곳에 가서 잘 조사해라. 그리고 이 편지는 대관에게 주어라.” 하면서 밀봉된 편지를 주었다. 편지에는 “이 청년이 가면 큰 돌을 허리에 매달아 깊은 연못에 던져라!” 고 씌어 있었다. 


흉계를 모르는 청년은 급히 말을 달려 영지로 향했다. 도중에 부친과 친절한 도사가 살고 있어 지나는 길에 들려 인사를 드렸다. 도사는 귀족 아드님의 방문을 받고 친족과 친지를 불러 영접했다.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 청년의 총명과 넘치는 기지와 유창한 말에 탄복했다. 그런데 이 도사에게 딸이 있었는데 만물의 길흉이나 천문의 화복에 통달하였다. 그는 이상한 예감이 들어 여행에 지쳐서 깊은 잠에 빠져있는 청년의 허리춤을 뒤적이다 밀봉된 편지가 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몰래 뜯어서 읽어보았다. 


“아아, 이 얼마나 무자비한 부모인가? 이 훌륭한 청년을 죽이고자 하다니.” 이렇게 생각한 처녀는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 다음과 같이 새로운 편지를 썼다. 


“나는 이제 늙고 병들어 있으니 내일을 알 수 없다. 도사는 나의 친구다. 그의 딸이 매우 현명하다고 들었는데 제발 내 자식의 처가 되게 하고 영지의 주인이 되도록 하라.” 


그녀는 편지를 밀봉하여 청년의 허리에 넣었다. 이튿날 무사히 도착한 청년은 밀봉된 편지를 전했다. 


대관은 대단히 기뻐하면서 많은 예물을 들고 도사를 찾아 즉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주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귀족은 병이 더 중해져서 얻어온 그 아들과 며느리의 효행을 다한 간호에도 효험이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6도집경 제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