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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일정스님의 법문, "언어도단言語道斷"과 "불립문자不立文字"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옛날 옛적에, 마음의 깊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두 명의 승려가 있었다. 한 사람은 혜수慧秀, 다른 한 사람은 도진道眞이었다. 이 두 승려는 산 속의 외딴 사원에서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사원의 주지 스님이 두 승려를 부르셨다. "너희 둘에게 중요한 과제를 주겠다. 진정한 깨달음이 무엇인지 서로 설명해 보아라. 단, 언어도단言語道斷과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혜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언어도단'은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고, '불립문자'는 글자로도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주지 스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깨달음을 표현할 방법을 고민했다.

 

다음 날 아침, 혜수는 도진을 만나러 갔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도진은 혜수의 행동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혜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산 아래로 내려갔다.

 

그 후로, 도진은 마을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할 때마다 마찬가지로 말 한 마디 없이 행동으로만 가르쳤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를 대신하여 행동으로 깨달음을 전파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진의 행동을 통해 마음 속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다시 사원으로 돌아온 도진은 혜수를 다시 만났다. 혜수는 미소 지으며 도진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은 무엇을 배웠습니까?" 도진은 혜수에게 손짓으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평화를 표현했다. 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언어도단, 불립문자. 우리는 말이나 글이 아닌, 마음과 행동으로 진정한 깨달음을 전할 수 있었다."

 

두 승려는 더 이상 말로 깨달음을 전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깨달음을 전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후로 사원의 모든 승려들은 언어와 글자를 넘어서는 깨달음을 추구하게 되었다.
 


 

언어도단言語道斷: 이 말은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도道라는 깊은 깨달음이나 진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불교에서 진리를 표현하는데 언어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이 말은 "문자로 세우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진리를 문자나 글로 표현할 수 없다는 뜻으로, 깨달음은 글자가 아닌 직접적인 경험과 깨우침을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언어와 문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정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언어도단과 불립문자의 의미를 통해 깨달음은 직접적인 경험과 마음의 깊은 이해를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