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목)

  • 구름조금동두천 7.3℃
  • 맑음강릉 11.6℃
  • 흐림서울 8.5℃
  • 흐림대전 9.3℃
  • 구름많음대구 11.5℃
  • 구름조금울산 10.0℃
  • 구름많음광주 11.1℃
  • 구름조금부산 12.2℃
  • 흐림고창 9.7℃
  • 흐림제주 13.0℃
  • 구름조금강화 5.9℃
  • 흐림보은 9.0℃
  • 구름많음금산 9.0℃
  • 흐림강진군 12.2℃
  • 구름조금경주시 10.9℃
  • 구름많음거제 11.7℃
기상청 제공

연재

일정스님의 “상락아정常樂我淨”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상락아정常樂我淨은 불교에서 말하는 네 가지 깨달음의 경지를 의미합니다. 이 네 가지 경지는 인간이 지향하는 진정한 행복과 평화의 상태를 가리키며,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본래의 상태입니다. 각각을 하나하나 깊이 살펴보며 마음의 의미를 되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상(常), 영원한 본질

 

‘상(常)’은 변하지 않고 항상 머무르는 본질을 뜻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은 무상(無常), 즉 변하는 것입니다. 물질, 사람, 감정, 경험, 심지어 우리 자신의 생각과 마음조차 끊임없이 변하고 사라지지만, 그 변화를 관조하는 우리 마음의 중심, 변하지 않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것이 ‘상(常)’입니다.

 

우리가 그 자리에서 늘 깨어 있을 때, 마음은 더 이상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과 평화를 찾게 됩니다. 그 깨달음은 삶의 무상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도 불변의 본질을 알아차리는 길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락(樂), 참된 기쁨

 

‘락(樂)’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참된 기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기쁨은 외부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쉽고 일시적이기 마련입니다. 물질적 만족, 누군가의 인정, 혹은 즐거운 경험 등은 순간적인 즐거움은 주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기쁨은 오히려 고요함 속에서 찾아옵니다. 내면이 고요할 때, 주변의 시끄러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과 즐거움이 솟아납니다. 이때의 기쁨은 조건에 따라 변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진정한 평온을 선물해줍니다. ‘락(樂)’은 바로 이러한 내면의 기쁨을 뜻합니다.

 

아(我), 참된 자아

 

‘아(我)’는 참된 자아, 본래의 나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자아라고 느끼는 것은 생각, 감정, 욕망 등으로 이루어진 일시적인 자아입니다. 이 자아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하며, 그것을 ‘나’로 여길 때 우리는 혼란과 고통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지니고 있는 참된 자아는 변하지 않는 본질입니다. 그 자아는 고요하고 안정되며, 외부에 의해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我)’를 깨달을 때, 우리는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으며, 세상의 외적인 조건이 아닌 내면의 깊은 자존감을 얻게 됩니다.

 

 

정(淨), 맑고 청정한 마음

 

마지막으로, ‘정(淨)’은 맑고 깨끗한 마음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무지(無知)와 탐욕, 집착 등으로 인해 쉽게 오염되지만, 본래의 마음은 그 모든 것을 벗어난 맑고 청정한 상태에 있습니다. 우리가 고요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마치 거울을 닦는 것과 같습니다. 매 순간 우리의 마음을 비추어보고, 자신을 깨끗이 다스리는 것을 통해 우리의 내면은 점차 맑아지며, 그 상태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을 투명하고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상락아정의 실천

 

이 네 가지,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은 참된 행복과 평화를 찾는 길입니다. 그저 지식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마음을 가꾸고 스스로를 관찰하며 우리의 본래 모습을 되찾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변하지 않는 본질을 알고, 내면의 참된 기쁨을 느끼며,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깨닫고,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할 때, 우리는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의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상락아정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삶 속에서 참된 행복과 평화의 길을 걸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