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 제7편, 『세계일화』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위대한 생애를 새롭게 조명하고 정리한 기록입니다. 한 알 옥구슬처럼 맑은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스님의 삶은 단지 한 승려의 전기를 넘어, 인류 공동체를 향한 자비와 평화의 여정으로 펼쳐집니다. 이번 제7편에서는, 스님께서 세계불교도우의회 제17차 서울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불교 세계화의 중심에 한국을 세운 역사적 순간, 그리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박사학위 126개라는 전무후무한 지성적 업적을 조명합니다. 또한, 제17장과 제18장에서는 일붕 스님의 국제 포교 활동과 더불어 1992년 세계불교법왕청 초대 법왕으로 추대되며 스리랑카 대지에 감로의 비를 내리게 한 ‘기적의 순간’을 다룹니다. 스님의 민간외교는 종교를 넘어선 인류 평화의 사명이었으며, 그 모습은 곧 “승복을 입은 외교관”, “평화의 사절”이라는 찬사로 이어졌습니다. “불법은 국경이 없고, 자비는 인류를 향해야 한다”는 스님의 신념은 이 모든 여정 속에 생생히 살아 있으며, 『세계일화』는 그 빛나는 걸음을 다시 따라갑니다. 진리의 등불은 멈추지 않고, 자비의 바람은 끊임없이 흐릅니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옛날, 어느 깊은 산중에 가피암 이라는 작은 절이 있었습니다. 절 앞에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고요한 못이 있었지요. 맑은 날이면 그 물에 구름이 비치고, 바람이 불면 연잎이 잔잔히 흔들리는, 그야말로 세속의 번뇌를 잊게 해주는 청정도량이었다. 그 절에는 나이 지긋한 일정 스님이 살고 계셨다. 스님은 이따금 동네 아이들이나 방황하는 나그네들을 불러 차를 내어주시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법문을 들려주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흔들릴 듯한 큰 폭풍이 닥쳤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졌고, 바람은 산허리를 넘어 절의 기왓장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밥상도 엎어진 채로 대피했고, 어떤 이는 소중한 집을 잃었다. 절의 못가 역시 망가졌고, 아름답던 연꽃도 뿌리째 뽑혔다. 사람들의 얼굴엔 망연자실함이 가득했고,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때, 절에 피난 온 한 젊은이가 노스님께 여쭈었다. “스님, 저 연꽃도 뽑혀 나가고, 절도 망가지고, 사람들은 울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하늘은 이렇게 무심할까?” 일정스님은 조용히 못가로 나가셔서, 떨어진 연잎 하나를 주워들고 말씀하셨다. “저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정리한 연재 기록입니다. 한 알 옥구슬처럼 맑은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스님의 생애는, 단순한 승려의 전기를 넘어 인류 공동체를 향한 자비와 평화의 여정으로 펼쳐집니다. 이번 제6편에서는, 일붕 스님께서 세계불교도우의회 제17차 서울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불교 세계화의 중심에 한국을 세운 순간, 그리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전무후무한 박사학위 126개의 지성적 위업을 조명합니다. 서울대회는 단지 종교적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자긍심을 세계에 알리는 정신문화 외교의 대축제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박사 기록은 진리를 향한 지혜의 탑을 쌓아올린 수행자의 증명이었습니다. "불법은 국경이 없고, 자비는 인류를 향해야 한다"는 스님의 신념은 이 두 장면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세계일화』는 이제 다시, 그 찬란한 여정을 따라 걷습니다. 진리의 등불은 멈추지 않고, 자비의 바람은 끊임없이 흐릅니다. 이제, 제6편의 문을 엽니다. 제15장. 세계불교를 서울에 모으다. 불교 올림픽, 제17차 세계불교도대회 서울 개최의 감격 불교가 한반도에 전래된 지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실 때, 비구들에게 자비심慈悲心에 대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여기 예리한 칼 한 자루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칼을 보고 ‘나는 이 칼을 활처럼 휘게 할 수 있다’고 하며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였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러자 한 비구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날카로운 칼을 구부린다거나 휘게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억지로 그렇게 하려 한다면, 결국 자신이 그 칼에 상처를 입고 말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말을 들으시고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자비심을 익히고, 반복하여 수습하며,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면, 설령 누군가가 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려 해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자비심 속에 머물게 될 것이며, 더 이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귀신이 나타난다 하여도,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동요하지 않으리라. 그때의 마음은 오직 너 자신만이 움직일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네 마음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자비심의 부드럽고 따뜻한 정서를 알고 있다. 그 자비심은 개인을 넘어서 가정으로, 사회로, 국가와 세계로 확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세계일화』 제5편을 펴내며...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정리한 연재 기록입니다.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맑고 깊은 행적, 그리고 한 시대를 초월한 포교와 수행의 여정은 단순한 일대기를 넘어, 한국불교의 정수이자 세계불교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이번 제5편에서는, 홍선의 정신으로 민족의 가슴에 자주와 평화를 새기며 호국불교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스님의 가르침과, 미국에서 펼쳐진 세 가지 기적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습니다. 나라와 민족보다 앞선 종교는 없다는 굳은 신념 아래, 스님은 전국을 누비며 참선과 자비를 바탕으로 청소년에게는 올곧은 뜻을, 국민에게는 불굴의 정신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땅에서는 신통과 자비가 어우러진 놀라운 체험들을 통해 세계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인류 불법의 보편성을 몸소 실현해 나갔습니다. 『세계일화』는 이제 다시, 그 위대한 발걸음을 따라 여러분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진리의 등불은 멈추지 않고, 자비의 바람은 끊임없이 흐릅니다. 이제 제5편의 문을 엽니다. 제13장. 호국불교의 깃발을 들다. 홍선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키다. 1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세계일화』 제4편을 펴내며...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정리한 연재 기록입니다.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맑고 깊은 행적, 그리고 한 시대를 초월한 포교와 수행의 여정은 단순한 일대기를 넘어, 한국불교의 정수이자 세계불교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이번 제4편에서는 삼장법사로서의 인가를 받던 역사적 순간부터, 세계를 향해 붕새처럼 비상하던 미국 포교의 여정을 본격적으로 따라갑니다. 이 길 위에는 ‘불법은 국경이 없고, 자비는 인류 모두를 향해야 한다’는 일붕 큰스님의 신념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세계일화』는 이제 다시, 그 위대한 발걸음을 따라 여러분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진리의 등불은 멈추지 않고, 자비의 바람은 끊임없이 흐릅니다. 이제 제4편의 문을 엽니다. 제11장. 삼장의 옥함을 열다...최초의 삼장법사 11-1. 경·율·논에 통달한 자, 삼장법사의 칭호를 받다 1962년 5월 9일, 영국을 떠나 홍콩을 거쳐 자유중국에 도착한 일붕 스님은 9일간의 불교 강연 일정을 소화하며 대중들과 교감을 나누었다. 강연이 마무리된 어느 날, 중국불교총회 이사장이자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선가禪家의 깊은 가르침인 “支度無難 本來無一物(지도무난, 본래무일물)”이라는 선어에서 시작합니다. 이는 “갖출 것도 어려울 것 없고, 본래 한 물건도 없다”는 뜻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무엇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을 깨끗이 하려면, 많은 공부와 고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아직 부족하니, 더 닦아야 하리라.” 하지만 선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선은 말합니다. “이미 너는 갖추고 있다. 다만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온갖 생각과 망상이 가득 차 있으면 우리는 스스로 무거워지고,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지도무난이라 합니다. 도道를 이루기 위해 어려운 장비나 격식,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마음을 덮는 구름인 것입니다. 그리고 본래무일물이라 말합니다.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진리는 얻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입니다. 본래 우리 마음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욕망도, 분노도, 미움도…모두는 인연 따라 생긴 거품과 같을 뿐, 실체가 없습니다. 비유 하자면, .깨달음은 맑은 하늘과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처음 세상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을 담화총사가 새롭게 정리하여 엮은 연재물입니다. 한 알의 옥구슬처럼 맑은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일붕 스님의 생애는, 단순한 승려의 전기가 아니라 인류의 평화와 자비의 이상을 실현해 간 수행자의 서사입니다. 정진과 배움, 고난과 자각, 그리고 세계를 향한 가르침까지...이 이야기에는 대한불교의 혼과 세계불교의 미래가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일화』 제3편을 통해, 붕새처럼 높이 날기 위한 준비와 그 도약의 순간들을 따라가며 다시 그 길을 펼쳐 봅니다. 시간을 넘어선 만남과 깨달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제9장. 비상(飛上)을 위한 붕새의 날갯짓 1935년 가을, 21세의 청년 경보는 전진응 강백의 제자로서 불학佛學의 길을 따라 전북 완주 위봉사로 향했다. 밤이면 호롱불 아래 경전을 펼치고, 낮이면 강의와 수행에 정진하던 어느 날, 그는 특별한 꿈을 꾸었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찬란한 섬광이 번쩍이더니, 천둥소리와 함께 거대한 날개를 펼친 새가 나타났다. 그 새는 붕새였다. 『장자』에 나오는 붕새는 구만리 창공을 가르며 날아다니는 전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모 자식 간의 인연도 전생에 수없는 공양을 올린 결과다.” 이는 인과경因果經이 전하는 대표적인 가르침이다. 단순한 혈연 관계가 아닌, 전생의 업력과 선연善緣의 결실로 맺어진 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뜻이다. 불교의 대표 경전 중 하나인 인과경은 우리가 이 생에서 겪는 기쁨과 고통, 만남과 이별이 모두 과거의 원인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족'은 전생의 깊은 인연이 가장 진하게 현현된 삶의 관계로 주목된다. 일정스님은 최근 법문을 통해 “가족은 업을 갚고 복을 짓는 최초의 도량”이라며, 불자들이 수행의 시작을 멀리서 찾지 말고, 가족 안에서부터 자비심과 지혜를 실천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에게 공경을 다한 이는 자식으로부터 효를 받게 되며, 부부간에 믿음을 지킨 이는 다음 생에서도 좋은 인연을 맺게 된다”며, 인과경의 내용을 인용했다. 특히 부모와 자식, 부부와 형제자매 간에 생기는 갈등이나 애착, 불화 또한 과거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바로 보고 선한 업으로 전환해야 다음 생에도 평화로운 인연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절에 가지 않아도, 가정이 도량이고 가족이 스승이며 도반이다.” 이 말은 수행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담화총사가 정리한 일붕 큰스님의 생애 이야기다. 한 알 옥구슬에 담긴 전생의 인연과, 그 인연이 이끈 수행과 가르침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일붕 스님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일대기를 넘어 인류 보편의 자비와 평화를 향한 여정으로 펼쳐진다. 이제, 그 길 위에서 간추린 글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2편 제7장. 결혼에 이어 출가 일붕 스님, 속명 서경보는 열아홉에 장가를 들었다. 이는 오직 손자의 혼례를 보고 세상을 뜨고자 했던 할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한 효심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혼은 그에게 속세의 집착이 아니라 수행의 각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결혼 후에도 경보는 불심을 품고 수도의 길을 꿈꾸었고, 결국 일곱 차례 가출 끝에 마침내 출가를 허락받았다. 19세, 제주 산방굴사 강혜월 스님을 찾아가 삭발을 받으며 본격적인 승려의 길에 들어섰다. 법명은 '회암晦庵'. 출가 직후부터 그는 한라산 법정사에서 참선에 정진했고,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철저히 익히며 염불과 예식에 열중했다. 불교 경전인 『팔상록』과 『서유기』는 그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매일매일 고된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世界一化)』는 담화총사가 정리한 일붕 큰스님의 생애 이야기다. 한 알 옥구슬에 담긴 전생의 인연과, 그 인연이 이끈 수행과 가르침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일붕 스님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일대기를 넘어 인류 보편의 자비와 평화를 향한 여정으로 펼쳐진다. 이제, 그 길 위에서 간추린 글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1장. 옥구슬이 전해지다. 한라산에서 온 사자使者 1914년 제주. 봄기운이 실려오는 밤, 한 여인이 신비한 꿈을 꾼다. 백발노승이 한라산 정상을 타고 내려오더니, 빛나는 옥구슬을 건넨다. “삼장전인三藏傳人”이라 새겨진 옥. "이 아이는 장차 삼장을 전할 자니, 부디 소중히 간직하시오.“ 다음 날, 그녀의 남편은 말한다. “이건 태몽일세.” 그리고 1년 후, 제주 서귀포의 도순동, 천혜의 자연 속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집안은 명문 이천 서씨, 할아버지는 옛 제주 목사의 후손이었다. 아이의 이름은 경보京保, 빛나는 피부와 고운 이목구비. 집안은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제2장. 고기를 놓아주던 소년 경보는 자비로운 아이였다. 친구들이 개구리를 돌로 때릴 때, 그는 말렸다. “생명을 죽이면 벌을 받는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불자 여러분과 함께 법의 향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우리가 나눌 법의 주제는 “무시겁래無始劫來”, 곧 시작 없는 과거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윤회의 흐름입니다. 1. 무시겁래란 무엇인가? “무시無始”란 시작이 없다는 뜻이며, “겁劫”이란 불가에서 말하는 매우 긴 시간 단위를 의미합니다. “무시겁래”란 곧 우리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먼 옛적부터 생사윤회를 되풀이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생이 처음이 아니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무시겁래로부터 수없는 몸을 받아, 부모를 바꾸고 이름을 달리하며 생사를 거듭해 왔습니다. 2. 윤회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무시겁래 동안 업業을 짓고, 그 업에 따라 생사를 반복해 왔습니다. 때론 천상에, 때론 인간 세상에, 때론 축생계나 지옥계에 이르기까지 번뇌와 무명을 따라 흐르는 바람에 실려 흘러왔습니다. 무시겁래라 하여 시작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번뇌도 깊고 뿌리도 깊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끝없는 윤회 속에서도 부처의 씨앗, 즉 불성佛性은 한 번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3. 무시겁래의 자각은 수
법왕청신문 이준석 기자 | 불교에서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즉 원인과 결과의 도리를 무엇보다 중히 여깁니다. 선을 행하면 복이 오고, 악을 행하면 화가 따른다는 이 진리는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입니다. 이 인과의 법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으로써 중생에게 전해주신 우주의 진실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어떻습니까?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고, 책임을 회피하며, 권력을 악용해 자신만의 부를 쌓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탕주의, 즉 노력 없이 한 번에 큰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이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으며, 종교마저도 그 흐름에 휩쓸려 권선징악의 정신을 저버리는 일이 빈번합니다. 나라가 망하려면, 그 나라의 종교부터 타락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종교가 곧 도덕의 뿌리요, 공동체의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불교가 타락하고, 불자가 인과의 법을 무시하며 탐진치貪瞋癡에 휩쓸릴 때, 사회는 더 큰 혼란과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되며, 마음이 바르면 말과 행동이 바르게 된다.” 우리의 삶이 어지러운 이유는 사회 구조가 아니라, 마음이 흐트러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삿되면 법도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오늘의 법문은 거룩하신 부처님 전에 귀의하옵고, 법의 향기 속에 함께하신 불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인사 올립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배우고자 하는 말씀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끄는 궁극의 경지, 곧 열반적정涅槃寂靜입니다. 열반涅槃이란 무엇인가? ‘열반’은 산스크리트어 Nirvāṇa의 번역어로, 본래의 뜻은 “불을 끄다”입니다. 이 불은 탐욕의 불, 성냄의 불, 어리석음의 불, 곧 삼독三毒의 불길을 말합니다. 우리 중생은 이 불길에 휘말려 괴로움 속에 살아갑니다. 열반이란 이러한 번뇌의 불을 끄고,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난 해탈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죽음 이후에 도달하는 장소가 아니라,집착이 사라진 마음의 경지이며, 고통과 두려움이 없는 진정한 자유입니다. 적정寂靜이란 무엇인가? ‘적寂’은 고요함을 뜻하고, ‘정靜’은 흔들림 없는 평화를 말합니다. 그러나 이 적정은 단지 소리 없는 고요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완전한 침묵,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온입니다. 세속의 사람들은 소란을 피하여 외적인 고요를 찾지만, 부처님께서는 바깥이 아니라 마음속의 정적을 구하라 하셨습니다. 그 마음의 침묵이 곧 ‘적정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인연이 있고, 그 가운데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인연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은중자비恩重慈悲의 인연입니다. ‘은중恩重’이란 무엇입니까? 은혜는 ‘가볍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은혜는 무겁고, 깊으며, 마음을 무릎 꿇게 합니다.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부처님의 은혜는 우리의 삶을 존재하게 하고, 방황하지 않도록 길을 밝혀주는 근본의 은혜입니다. 불설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의 은혜는 열 가지로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애태우며 기르시고,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시며, 온 마음으로 보호하신 은혜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를 법문으로 인도한 스승의 은혜, 깨달음으로 이끌어주신 부처님의 은혜도 그러합니다. 자비慈悲’란 무엇입니까? 자慈는 즐거움을 주는 사랑이며, 비悲는 고통을 덜어주는 연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무명을 걷어내고 고통을 뽑아내어 영원한 행복을 주시려는 자비의 화신이십니다. 그 자비는 조건이 없고, 차별이 없으며,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제도하고자 오랜 세월을 보살로 살아가신 대원(大願)의 마음입니다. 그러한 자비는 단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삶으로,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