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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세계일화(13)

초대법왕 일붕존자님의 일대기 태몽에서 열반까지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일대기 세계일화 

 


13. 호국불교 사상을

 

 1969년 미국에서 돌아온 일붕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학장과 교수로 있으면서 국내의 강연에도 수없이 참가했다.
 “한국불교를 서양인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좋지만, 세계적인 대석학인 일붕스님의 말씀을 국내신자들이 들을 기회도 주어야 하지 않느냐.”
 이런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붕스님은 외국도 중요하지만 국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장차 이 나라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과 청년들에게 호국불교 사상을 심어 주기로 결정했다. 호국불교를 말하기 전에 일붕스님은 항상 홍선이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 그다음에 왜 호국불교가 필요한가를 역설했다. 홍선이란 쉽게 말해 불교의 수련법인 참선공부로 담력을 기르고 정신을 통일하는 것이다.
 신라시대에 김유신이 무열왕을 도와서 삼국을 통일시킨 힘이나 신라의 화랑도가 수행과 정진의 원칙으로 삼는 것이 모두 홍선이다. 원광법사가 귀산과 취향이란 화랑에게 다음과 같이 일러준 오계도 홍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남북으로 갈라져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단일민족끼리 서로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쪽의 공산집단은 남북통일보다 전쟁을 일으켜 적화통일을 하려고 합니다. 나라를 섬기되 충성으로 할 것, 부모를 섬기되 효로써 할 것, 벗을 사귀면 믿음으로써 대할 것, 전쟁에 나가서 후퇴하지 말 것, 살아 있는 것을 죽일 때는 가려서 할 것."
 조선시대의 서산대사나 사명대사가 맨손으로 일어나서 왜적을 물리치고 나라와 백성을 구한 것도 참선공부를 한 덕이었다.
 일붕스님은 호국불교 사상을 온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팔도강산 곳곳에 평화통일기원시비를 787여개나 세우고 미국에 7개, 일본, 남미에까지 통일의 염원을 담은 비석을 세운 것은 잊혀져가는 호국사상을 되살리려는 노력인 것이다.
 호국불교 강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실시했다. 첫째는 어린이를 위한 호국불교이고, 둘째는 청년들을 위한 호국불교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남북으로 갈라져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단일민족끼리 서로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쪽의 공산집단은 남북의 평화통일보다 전쟁을 일으켜 적화통일을 하려고 합니다. 보통 어린이들은 총과 칼을 직접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만이 호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호국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말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우리 어린이들은 호국은 어린이들만이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우리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호국이란 무엇이 있을까요? 부모님 말씀 잘 듣는 것,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 등이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에 호국인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들려주고 나서 서산대사나 사명당의 활약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 실감나게 해주면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청년들에게는 좀 더 어렵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불교가 융성할 때는 나라도 강했으며 불교가 쇠약해질 때에는 나라도 약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찬란한 문화재는 불교정신에서 나온 것입니다. 호국불교를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국가경쟁력을 기르는 모든 것입니다. 즉 외국어를 익히거나, 첨단 과학을 연구하거나, 국위를 선양하는 스포츠 영웅이 되거나,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하는 것 등이 모두 호국인 것입니다.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밑바탕에 배달겨레의 피 속에 들어 있는 불교의 홍선입니다. 그래서 우주선이 달나라를 왕복하는 우주시대에 있어서도 호국정신과 호국불교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붕스님이 전국의 학교, 단체, 군부대, 공공기관을 차례로 돌며 강연하자 강연을 들은 어린이들과 청년들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애국심을 기르기 시작했다. 호국불교를 강연하더라도 일붕스님은 교과서를 가르치는 식의 딱딱한 교육이 아니었기 때문에 싫증을 내지 않고 좋아했다.
 아무튼 일붕스님은 나라를 아끼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곳곳에서 역설하여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일붕스님은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하여 호국정신을 일깨우려 애썼다.
 "종교가 소중한 것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사람이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것이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라와 민족은 종교보다 더 소중한 것입니다. 나라와 민족이 없었다면 종교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는 나라를 사랑하는 바른 애국심과 민족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는 올바른 전신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가진 우리 배달민족이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일붕스님이 호국불교를 강연하고 다닐 때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의 대승정 담마난다 테라 스님은 '싯다르타 키드리(불교의 대표인물)'란 대승정 칭호를 주었다. 나라와 민족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또 뉴멕시코 주립대학을 나와 폭발물을 취급하던 레이 카슨 일병은 한국불교를 믿고 나서 군종으로 옮겨 근무하다가 제대를 일주일 앞둔 71년 3월 일붕스님게 '도성'이란 법명을 받았다.
 한국에서 승려가 된 최초의 미국인이 발 헤이카슨씨이다. 이는 일붕스님이 있던 불광동의 천간사를 다니며 선과 좌선을 배우다 승려가 되어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불교의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