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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세계일화(14)

초대법왕 일붕존자님의 일대기 태몽에서 열반까지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일대기 세계일화 저자 담화총사

 

 

14. 삼장법사

 

1962년 5월9일.
일붕 스님은 영국 런던을 떠나 홍콩을 들려 자유중국에 도착했다.
자유중국에서는 9일간을 머무르면서 불교단체가 초청하는 강연회에 참석하였다.
전국을 도는 강연 일정이 끝나자 중국불교 이사장이며 삼장학원 원장인 백성법사가 삼장법사라는 불교 최고의 학위를 주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태몽을 꾼 지 약 50여 년 만에 삼장법사란 학위를 받은 것이다. 일붕 스님은 불박사라는 최고의 박사학위보다 삼장법사로 인정받게 된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삼장이란 경·율·논의 세 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삼장법사란 이모든것에 통달한 스님에게 주는 존칭이다. 보통 삼장법사 하면 서유기에 나오는 현장빡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물기는 하지만 현장스님 외에도 삼장법사로 불리는 분이 있었다.
삼장에서 뜻하는 경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이고, 율운 스님과 신도들이 지켜야할 규율에 대한 가르침이고, 논이란 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보완한 설명인 것이다. 
일붕 스님이 미얀마, 서독, 스리랑카, 영국, 자유중국의 유명 대학 교수를 마치고 돌아오자 모교인 동국대에서는 불교대학 교수로 임명했다.
종단에서는 일붕 스님이 해외포교에 힘쓴 업적, 높은 학식, 덕망 등을 높이 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절인 경주 '불국사' 주지직을 맡겻다. 
일붕 스님은 불국사 주지로 일하면서 어린이들을 위해 <석굴암과 김대성> <삼봉> < 금색의 종> 등의 책을 썼다. 

이 책들은 자유민보라는 신문에 연제소설로 실린 글을 모은 것인데, 좋은 동화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일붕 스님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불국사' 주지라는 바쁜자리에 있으면서도 수학여행을 온 어린이들을 만나면 짧은 이야기를 들려 주고는 했다. 
한번은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인솔해온 국민학교 선생님이 일봉 스님께 "스님 , 어려우시겠지만 저희 학생들을 위해 좋은 말씀을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하면서 간곡하게 부탁했다. 
"허-허 무슨이야기를 할까요? 적당한 것이 안떠오르는 걸요." 
"아닙니다. 스님은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설화도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일붕 스님은 어린이들이 모인 곳으로 가서 이런 이야기로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고 똑같이 귀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인도의 아쇼카 왕은 부처님·불법·스님을 깊이믿고 존경하여 수도하는 사람을 보기만 하면 반드시 말을 타고 가다가도 내려 그의 발에 예배했다.
아쇼카 왕에게 야사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는 불교를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왕이 수도자들에게 예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느 날 야사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마마, 중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명문 귀족은 거의 없고 가죽을 다루는 자, 옷감을짜는 자, 기와를 굽는 자, 이발을 업으로 하는자, 백정 같은 천한 것들이 중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고귀하신 대왕의 신분으로 그런 천한 것들에게 예배하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왕은 모든 대신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나는 지금까지 산 것을 죽여서 그 머리를 가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소. 그러나 저절로 죽은 것의 머리는 괜찮소. 지금부터 경들은 각자 다른 동물들의 머리를 하나씩 구해 오십시오. 결코 같은 것이 있어서는 안되오. 그래서 구해온 동물의 머리를 다시 거리로 가져가 팔아오시오."
참으로 이상한 명령을 내렸다.
야사는 따로 불러 명령했다.
"그대는 사람의 머리를 구해 오시오."
신하들은 왕의 명령에 따라 제각기 짐승의 머리를 구해다가 팔아왔다.
그러나 사람의 머리를 구한 야사만은 아무리 팔려고 애써도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모든 살람들은 "네가 분명 귀신은 아닐것인데 어째서 사람의 머리를 가지고 돌아다니느냐?"고욕하고 꾸짖고 조롱했다.
야사는 끝내 팔지 못하고 왕에게 돌아와 사실을 아뢰었다. 
왕은 다시 명령했다. "팔리지 않으면 할 수 없군. 그러나 값을 받지 않겟다고 하면 받을 사람이 있을 것 아니오. 누구 에게든지 거져 주고 오시오."
야사는 거리로나가 '거져 줄테니 가지라' 외치고 다녔으나 숱한 욕만 먹고 오해만 받았다. 야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왕에게 돌아아다시아뢰었다. "소, 나귀, 코끼리, 말, 늑대, 양의 머리까지도 다투어 사고 팔리는데 사람의 머리만은 거져 가지라고 해도 욕하고 꾸짖기만 했습니다."
왕이물었다.
"왜 사람의 머리를 못 팔았는가?"
"사려는 사람이 없고 갖겠다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면 죽은 자의 머리만 싫어한 거요? 아니면 모든 사람의 머리를 다 싫어하는거요?"
모든 사람의 머리를 다 싫어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머리도 역시 모든 사람이 다 싫어 할 줄 생각하오?"
야사는 할말 찾지 못했다.
싫어한다면 왕을 모욕하는 것이 되고,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다.
왕이 다시 말했다.
"어떤 무례한 말을 해도 용서할 것이니 진실을 말하시요."
"대왕마마의 머리도 역시 싫어할 줄 압니다."
"야사여, 잘 들으시오.사람의 머리는 왕의 것이건, 천한 사람의 것이건 다 싫어하는것이오. 그런데 그대는 귀한 종족이라고 잘난 체 하면서 내가 스님들게 예배하는 것을 싫어했소. 어찌 그럿이 잘못이 아니겟소?" 
야사는 크게 깨닫고 다음부터는 누구에게나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대했다. 어린이들은 재미있다고 박수를 쳤다.
즐거워하던 어린이들은 일봉 스님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일붕 스님은 '바른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에서 짧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더 해주었다. 

이씨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무학대사를 왕사로 모셨다. 한 사람은 왕이요, 한사람은 왕의 스슬이었기 때문에 서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성계가 농담을 했다.
"스님, 스님은 꼭 돼지를 닮았스니다." 
무학대사가 즉기 말했다.
"전하께옵서는 꼭 부처님을 닮았습니다."
그러자 더 이상 농담할 분위기가 안되었다.
"스님, 저는 스승께 농담을 하는데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십니까?
무학대사가 대답했다.
"전하, 돼지의 눈에는 보는것마다 돼지로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보이는 것마다 부처님으로 보이나이다."

일붕 스님이 이야기를 마치자 어린이들은 서로 묻고 대답했다. 
"너는 내가 뭐로 보이니?"
"나는 네가 박사로 보이는구나."
"뭐라고? 치 네가 박사가 되려고 그러는 거지? "
"그럼 너는 내가 뭐로 보이는데?" 
일붕 스님은 어린이들이 이렇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깨닫게 만드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인기가 있어고 과연 삼장법사라는 감탄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