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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세계일화(18)

초대법왕 일붕존자님의 일대기 태몽에서 열반까지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일대기 세계일화 저자 담화총사

 

 

18. 불교 올림픽 

 

1990년 10월.
한국의 불교계는 고구려 소수림왕 372년에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후 가장 큰 축제를 맞이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과 뜻에 따라 바르고 곧게 살겠다고 다짐한 전 세계의 불교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손에 손을 맞잡고 서로가 하나임을 확인하는 큰 잔치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세계불교도 제17차 서울대회가 열린 것이다.
공식 명칭이 세계불교도우의회(WFB)인 이 대회는 「불교전파와 세계 불교도들의 친선도모, 세계평화실현 등을 달성하기 위한 불자들의 공동협력」을 목적으로 창설된 불교 최초·최대의 국제기구이다.
이 국제 기구는 스리랑카 말라세케라 박사의 평생에 걸친 노력 끝에 지난 1950년 5월 27개국 129명이 대표들이 콜롬보에 모여 창설대회를 가졌다. 이때 소승·대승·밀교권이 모두 참가하여 종파를 뛰어넘어 범세계적인 조직으로 키울 것을 다짐했다. 
한국은 1956년 제4차 네팔대회에 이청담 스님이 비공식적으로 참가했으며, 제8차 태국 방콕대회에서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1978년 제12차 대회를 유치했다가 준비가 부족하여 반환한 수치스런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1988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제16차 대회에서 한국 유치를 결정해 놓고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또다시 반환하거나 대회가 소홀하게 치러지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함은 물론 회복하기 어려운 불명예를 안아야 할 처지였다. 
사정이 이처럼 다급했음에도 국내 불교계는 쉽게 의견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다른 나라들이 신자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는 것에 비해 한국은 3개의 단체가 가입되어 있었고 출가한 스님들 중심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종단과 원로스님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불교 신자들이 중심이 되어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번 서울대회는 성공시켜야 한다. 또다시 대호가 실패하면 한국불교는 국제 무대에서 얼굴을 내밀 자격조차 없어진다. 사소한 이해관계는 모두 뛰어 넘자."

그 결과 10여 차례의 모임을 가진 끝에 89년 9월 23일 롯데호텔에서 일붕 스님을 대회준비위원장으로 뽑았다. 
일붕 스님이 대회준비위원장 겸 본부장이 되어 앞에서 이끌자 모든 불교 신자와 스님들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평소 사소한 '눈 앞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멀리 보자'는 생각으로 살아온 일붕 스님이 나선다면 꼭 성공하도록 밀어야 한다고 뭉쳤기 때문이다.
일붕 스님이 책임감을 더 느낀 것은 이 대회가 WFB창립 40주년 행사를 겸한 역대 최대 규모인 관계로 빈틈없이 마쳐야 한다는 국내외의 바램이 큰 탓도 있었다.
그동안 한국은 전통적인 불교국가라는 것만 내세웠지 태국 4회, 일본과 네팔 2회,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말레이지아, 미국 등이 각 한 번씩 대회를 치렀음에도 한 차례도 개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안고 있었다.
이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88올림픽까지 개최한 자부심을 가진 민족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조차 가짜 불교단체를 내세워 1986년 제15차 대회에서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 대회 유치 신청을 추진하는 상태였다. 
대회를 앞두고 일붕 스님은 국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세계 정신문화의 기둥인 불교는 2,600여 년 전 가필라국의 태자로 태어나 석가모니에 의해 출현한 종교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불교는 1,600여 년의 길고 긴 역사 속에서 민족문화의 얼을 다듬고 가꾸어 온 종교로서 찬란한 문화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불교인의 잔치이자 경축행사가 바로 세계 불교도 대회입니다. 
우리 한민족 각자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서울에 모여 치르게 되는 불교 올림픽 이 대회가 성공하여 평화통일을 앞당기도록 긍지와 아량을 갖고 적극적인 협조와 아낌없는 성원을 바랍니다.
이 대회는 인류의 역사에서 화해와 사랑의 지평을 열어가는 자랑스러운 대회가 되어야 합니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88올림픽에 이어 한민족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도록 합시다."

일붕 스님은 이 대회를 불교 차원의 행사에서 벗어나 한민족의 잔치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이 해 1월 29일 미국 법인체 안전평화국제국회에서는 일붕 스님의 각별한 애국심, 신념, 확신, 용기를 높이 사 국제국회의원으로 임명하였다.
국제국회의원이 되면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은 면책특권이 주어지며 국제회의에 대표로 참석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
한 해 전인 89년에는 58개 국이 가입한 세계 평화교육자 국제협회 본부에서 주는 평화최고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상은 발트 하임 UN사무총장, 교황 요한 보오로 6세, 인디라 간디 인도 수상 같은 세계적인 사람들이 받았던 상으로 노벨상에 버금가는 영광스런 상이다.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존경받는 일붕 스님이 '민족의 명예'를 내걸고 성공시키자고 호소하자 남의 일처럼 여겼던 사람들도 차츰 관심을 갖고 돕기 시작했다.
80세를 눈앞에 둔 노스님이 고생을 즐거움으로 알고 뛰는 데 힘입어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조차 봄눈 녹듯 마음을 돌렸던 것이다.
아무 탈없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내자 참석자들은 엄지 손가락을 세워 '코리아, 넘버 원'이라고 극찬했다. 
대회가 진행되는 10월 23일에는 세계인류평화상인 알버트 아인슈타인 상을 일붕 스님에게 전달하려고 빙거 재단 총재가 태양을 건너와 수여하기도 했다. 또한 폐막일인 10월 29일에는 스리랑카 콜롬보에 본부를 둔 세계평화상 수상위원회에서 엄정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10년에 한 명씩 상을 주는 「팍스 만디」상을 받았다. 
지구촌 불교국가들의 올림픽인 세계불교도대회 준비위원장 겸 대회장으로서 역대 어느 대회보다 멋지고 훌륭한 대회를 치른 일붕 스님은 다시 한번 세계불교의 지도자임이 증명되었다.
대회를 마친 일붕 스님은 세계평화 교육자 국제협회 유엔전권대사 자격으로 미국에 건너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대회의 성공을 비는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 답례로 세계평화 메달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나라인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도 기쁨이겠지만, 오히려 미국 대통령에게 메달과 감사장을 전달하는 배달민족이 있다는 것은 더 신나는 일이다.
일붕 스님의 주도 하에 성공리에 끝난 세계불교도대회 제17차 서울대회는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과 함께 한민족의 웅지와 기개를 세계 만방에 거듭 떨친 '한 편의 대서사시'로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