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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급간부 문제 해결...군인 처우개선 시급~!!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초급간부들이 흔들리고 있다. 

글 /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고재휘교수(본지 수석 논설위원)


전역을 원하는 장기복무 간부들이 급증하고 동시에 초급간부 지원율도 급감하고 있다. ROTC 경쟁률뿐만 아니라 사관학교 그리고 민간대학 군사학과의 인기도 크게 있다. 장교와 더불어 간부의 주축을 이루는 부사관의 모집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때는 선망의 직업이었던 군 간부가 왜 이렇게 외면받는 것일까. 초급간부 확보 문제는 최근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부터 추진해온 병 복무기간 단축, 병영내 휴대폰 허용 등 지나친 병사 위주 정책의 부작용이 누적되어 지금 급격히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병사 월급 200만원 추진으로 초급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병사 월급은 매년 가파르게 올라갔지만, 간부 월급은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되는 데 그쳤다.

 

군의 특성상 격오지에서 생활하며 근무 강도도 높지만, 계급 정년으로 직업 안정성이 불안하고 사회적으로 존중마저 받지 못한다. 낮은 처우와 좋지 않은 사회적 인식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비전도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군은 명예를 강조하며, 이른바‘애국 페이’를 강요해 왔다.

 

그 결과, 군 간부의 보수는 동일 수준의 공무원과 비교해 낮게 책정되어 있다. 경찰․소방 공무원과 하는 일은 비슷한데 급여는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군인 당직 근무비는 평일 1만원, 휴일 2만원이지만, 경찰 공무원은 3만원, 10만원이고, 소방 공무원은 5만원, 10만원으로 더 많이 받는다. 군의 초급간부 대다수가 비무장지대와 GOP 등 최전방에 배치되어 근무하는데 유사 직종 공무원보다 낮은 수당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 전반에서는 군인을 비하하는 풍토가 만연하다.

 

이런 사회의 시선 때문에 간부라는‘명예’마저 떨어진 것이다. 또한 초급간부로서, 직업군인으로서의 비전도 사라졌다. 사회 전반에 군 간부 출신을 우대하는 풍토가 사라져 과거에는 장교를 따로 채용하는 대기업이 많았으나, 취업난이 가속화되고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이면서 장교 전형은 사라졌다.

 

이로 인해 장교보다는 복무기간이 더 짧은 병사로 전역한 뒤, 스펙을 쌓는 게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이다. 또한 군 생활을 계속하고 싶어도 장기 선발율은 30% 정도로 저조하고, 군 생활 간에도 진급 및 보직 등에서 임관 출신별로 차별이 존재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혹여 장기선발이 되어도 대부분의 근무지역에는 소아과 및 산부인과 등 병원은 물론 약국조차 없을 정도로 생활여건이 열악하다. 이로 인해 결혼 기피 직업군이 되고 결혼을 해도 안정적인 가정생활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각 군은 초급간부 확보 문제가 심각해지자 다양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 역시 초급간부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초급간부 확보 문제는 월급을 조금 인상하고 일부 수당을 신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구 급감과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정치권의 군 관련 포퓰리즘 정책 등이 얽힌 복잡한 과제이기 때문에 국방부 혼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초급간부를 확보하고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전념하게 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급간부의 직업 안정성과 그에 맞는 보수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이들이 명예롭게 복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노력과 희생에 걸맞은 보수지급과 근무여건 조성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인정과 감사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이 갖춰져야만 우수한 자원이 군 간부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급간부의 보수 문제는 단순히 월급을 조금 인상하고 일부 수당을 신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직업 특수성을 고려하여 일반직 공무원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한, 간부 확보 및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현행‘대량 획득-단기 활용-대량 방출’이라는 초급간부 운용 방식을‘소수 획득-장기 활용’방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낮은 장기 복무 선발율에 따른 직업 안전성 불안이 초급간부들이 군을 떠나는 요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장기 복무율을 높이면 직업 안정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초급간부 지원율도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의무 복무 후 전역한 초급간부 중에서 실업자가 된 경우에는 이들에게는 고용보험을 적용해 실업급여 수급과 국가 차원의 재취업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정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선진국에선 우수 인재가 군 초급간부에 지원하도록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 채용에서 군 간부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전역 군인을 채용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초급간부들이 군 복무 중 선발 과정을 거쳐 첨단통신기술, 컴퓨터프로그램, 공보․정훈 등 특정 분야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군 복무기간 전문성 개발로 부대 전투력에 기여하고, 전역 후에는 취업에 유리하게 해주는 것이다. 

 

초급간부는 군대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신경조직과 같은 존재이다. 


이 신경조직이 제 역할을 못 한다면 군대는 제대로 싸울 수도 없다. 따라서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존경과 감사를 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 당연한 조치가 없다면 아무도 희생과 헌신이 요구되는 군복을 입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군인이 존중받지 못하는 국가는 멸망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것이 군 창끝 전투력의 주역인 초급간부의 처우개선을 위한 관심과 조치가 시급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