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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스님의 “가족이 함께 들은 불교 ‘연기緣起”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지난 주말, 한 사찰에서 열린 특별 법문 시간에 가족 단위의 신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불교의 핵심 가르침 ‘연기緣起’에 대해 함께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이번 법문은 “모든 것은 서로 덕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으며, 어린아이부터 조부모 세대까지 전 세대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연기’의 뜻과 가치를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혼자 존재하는 것은 없습니다” 법문에서는 “우리가 매일 먹는 밥 한 그릇에도 햇빛, 바람, 농부의 손길, 조상의 보호가 깃들어 있다”며,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원인이고 조건이며 결과로 이어지는 깊은 인연의 사슬 안에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내가 나로 있는 것이 아니라, 너로 인해 내가 있고, 그 너도 또 누군가로 인해 존재한다.” 이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리는 참석한 가족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가족도 연기의 살아있는 증거로서 법문은 특히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연기의 가장 가까운 실현’*로 해석해 주목을 받았다. 부모 없이 자식이 없고, 자식이 없으면 부모도 부모가 아니며, 조부모의 사랑이 손주의 웃음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은 현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한 참석자는 “아이 손을 잡고 왔는데, 이렇게 불교의 지혜가 따뜻하게 다가온 건 처음”이라며 “가족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들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연기’는 자비의 시작이자 감사의 삶이다. 법문은 “연기를 아는 자는 서로에게 감사하게 된다. 내가 너 덕분에 있고, 너도 나 덕분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이날 법문은 단순한 교리 강의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며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기, 자비, 무상 등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가족 단위에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교의 ‘연기’는 거대한 철학인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한 가르침이다. 서로가 서로의 조건이 되어주는 삶,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자비와 감사의 마음이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금 되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