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약속과 은혜를 기억한 두 마리 소의 이야기는,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 짐승조차도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사람의 진심을 위해 목숨을 걸었음을 보여줍니다. 약속을 저버린 사람, 진심을 증명한 소의 이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잊고 지낸 ‘신뢰’와 ‘보답’의 도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참된 보시와 진심은 말없이도 전해집니다. 이제, 이 따뜻한 고전 설화를 통해 약속의 가치를 다시 새겨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부모를 일찍 여의고 친척 하나 없이 홀로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산에서 나무를 한 짐 해 내려오던 중,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밭에서 나이 든 노인이 홀로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사이였지만 청년은 다가가 정중히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연세가 많으신데 어찌 혼자 밭을 갈고 계십니까? 자제분도 없으신가요?” 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습니다. “형제도, 자식도 없어 내가 몸소 밭을 일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 청년은 안타까운 마음에 바로 삽을 들고 밭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 쉬십시오. 저는 해가 질 때까지 밭을 다 갈아놓겠습니다. 해질 무렵 마을 어귀로 오셔서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총무원장 진우스님, 정동영 통일부 장관 예방 받아… 금강산 유네스코 등재 계기 삼아 교류 가능성 강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4일 조계사 템플스테이 홍보관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예방을 받고 남북 교류 재개에 있어 불교계의 중추적 역할을 제안했다. 이날 만남에는 총무부장 성화스님,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태효스님, 기획실장 법오스님, 민추본 사무총장 덕유스님, 이규민 대북특보가 배석했다. 진우스님은 “남북 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정 장관님의 임명은 현 정부가 남북 문제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국제 정세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불교계가 중심이 되어 문화적 접근을 통해 교류의 물꼬를 트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새로운 기회”라며 “원산-갈마지구와 금강산을 연계한 관광 문화교류가 조만간 다시 시작될 수 있다면, 불교계가 앞장서서 신계사에서의 공동 법회 개최와 같은 협력 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불교의 자리이타 정신은 곧 상호공존의 철학”이라며 “저 역시 청문회에서 원효대사의 ‘불일불이’ 사상을 인용했다. 부처님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재난사회복지 전문기관 (사)더프라미스(이사장 묘장스님)는 지난 19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 지역을 찾아 이재민과 구조 인력 지원을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이번 지원은 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 및 산청군과 협력해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되었다. 더프라미스는 초기 현장 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와 현장의 실질적인 요구를 면밀히 파악했다. 특히 기존 지원이 닿지 않는 ‘틈새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현장 맞춤형 지원에 주력했다. 이번 활동에서 주목된 점은 수색 및 구조 인력에 대한 후방 지원의 부족이다. 이에 따라 더프라미스는 경남자원봉사센터와 협의해 구조대원들을 위해 간식(바나나, 이온음료 등 400인분), 부식(4,500인분), 아이스 넥 스카프 260개를 긴급 지원했다. 또한, 산청군의 요청에 따라 자가 복구에 나선 이재민 200명에게 의류(반팔 티셔츠, 바지, 양말)와 식료품을 제공하고, 추가로 두유와 핫도그 세트 부식 400인분을 전달했다. 이번 긴급구호에는 총 약 2,4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이 투입되었으며, 불이암선원과 개인 후원자들의 정성이 큰 힘이 되었다. 묘장 스님은 “이번 수
법왕청신문 장규호 기자 |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오는 8월8일(윤 6월15일) 을사년 하안거(夏安居) 해제를 앞두고 법어를 내렸다. 성파 종정예하는 수행을 마친 안거 대중에게 “안거(安居)가 원만했고 자자(自恣)가 원만했으며 인연 있는 이들에게 전해줄 법식(法食)이 넉넉하니 금년 하안거는 제천이 환희하고 부처님께서 칭찬할 만하도다”며 “이 모두가 제방에서 수행하는 여러 선승들과 수행을 돕는 여러 소임자들과 신심 있는 불자들의 정성 어린 후원으로 이루어진 거룩한 불사이니 참으로 찬탄하노라”고 설했다. 이어 행을 점검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의 면면이 중생들에게 법(의심의 여지 없는 진리)이 되고 희망이 되기를 당부했다. 종정예하는 “폭우로 신음하는 여러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이 되고,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을 품어내고 풀어줄 넓은 가슴이 있는가?”라고 묻고 “그대들의 걸음걸음은 법이 되고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는 희망이 되리라. 누군가가 영축산의 소식을 물으면 어찌 답하시려는가? 올여름 무더위에 구룡지 옆 백일홍은 더욱 붉게 피어나고 돌솥에 차 향기는 더욱 진하다네” 하였다. 한편, 전국선원수좌회에서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을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무실 때, 어느 날 보시의 공덕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불이 나면 슬기로운 사람은 먼저 바람이 부는 방향, 물이 있는 위치를 잘 살펴 가장 먼저 귀중한 물건과 생필품을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그래서 집은 타더라도 재산은 지킬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허둥지둥 아무 생각 없이 불만 바라보다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보시도 이와 같습니다 인생이 덧없음을 아는 사람은 인생의 '불길'이 닥치기 전에 미리미리 보시의 공덕을 쌓습니다. 그리하여 복덕福德의 씨앗이 되고, 그 삶은 따뜻한 열매를 맺습니다. 하지만 보시의 참뜻을 모르는 사람은 끝까지 움켜쥐기만 하다 결국 재산도 덕도 모두 잃고 말게 됩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며 그동안 쌓아둔 재물은 흩어지고, 탐욕과 집착은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진정한 보시란? 탐욕 없는 마음으로 주는 것입니다. 대가나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순수한 자비와 이타심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보시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덕 있는 이들의 보호를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넓은 신뢰와 명예를 얻습니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현대인의 건강 고민은 대부분 "어떻게 먹을까", "어떤 약이 좋을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건강은 입이 아니라 발에서 시작됩니다. 여기, 한 문장이 그 진리를 꿰뚫습니다. 천공재족망天功在足忙이란 하늘이 내린 공덕은 ‘몸을 움직이고, 발이 부지런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말 같지만, 그 안에는 건강과 수행, 삶의 균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건강은 움직이는 자에게 옵니다. “좋은 약을 먹었으니 이제 괜찮아질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몸에는 약도 소용없습니다. 가장 좋은 약은 ‘걷는 것’입니다. 걷는 동안 몸속에서는 혈액이 돌고, 면역력이 오르며, 마음의 응어리까지 풀어집니다. 움직임은 약이고, 걷는 것은 기도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내 몸이 살아나고, 내 삶이 정리됩니다. 걷는 자는 마음도 맑아집니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닙니다. 땅의 숨결을 느끼고, 하늘의 기운을 들이마시며, 자연과 하나 되는 수행의 길입니다. 불가에서는 이를 ‘행선行禪’, 즉 움직이는 선禪이라 불렀습니다. 걷는 동안, 무겁던 생각이 가벼워지고, 얽히고설킨 감정이 정돈됩니다. 조용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청운법사 | “이 길이 맞는 걸까?” “나는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걸까?”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묻는다. 특히 수행과 믿음의 길을 걷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우리에게 큰 위안을 주는 말씀이 있으니, 바로 『법화경法華經』의 핵심 사상인 “개삼현일開三顯一”이다. 이는 곧 세 가지 길을 열어 하나의 진실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와 성향이 제각기 다름을 알고, 그에 따라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이라는 세 가지 수행의 길을 제시하셨다. 그러나 그 모든 길의 궁극은 단 하나, 불승佛乘이었다. 목적지는 같되, 각자의 길이 다를 뿐이라는 이 가르침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성문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성聲)’ 수행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이들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명상을 통해 심리적 고통을 다스리려 하거나, 계율을 지키며 평온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길은 자기 구원의 길이다. 때론 ‘이기적’이라는 오해도 받지만, 그 또한 수행의 문을 통과하는 하나의 과정임을 『법화경』은 인정하고 품어낸다. 연각은 부처 없이도 자연과 인생의 무상함을 통찰해 스스로
법왕청신문 김학영 기자 | “남의 죄는 내가 대신 씻을 수 없습니다.” 이 간단하고도 명징한 말이 불교에서는 ‘타죄불속他罪不贖’이라는 네 글자로 응축된다. 이는 부처님의 인과법칙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이자, 우리가 살아가며 종종 착각하거나 넘나드는 경계에 대한 분명한 일침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 하고, 대신 짊어져 주고 싶어 한다. 가족의 실수, 친구의 잘못, 제자의 허물조차 내가 대신 책임지려는 연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불교의 진리는 단호하다. 모든 존재는 자신이 지은 인연의 과보를 스스로 겪어야 하며, 아무도 타인의 업을 대속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자비는 무엇인가? 진정한 자비는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업을 직면하고 정화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것이다. 지혜로운 스승은 제자의 죄를 대신 지지 않는다. 다만 그가 그것을 깨달아 뉘우치고 새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비추는 거울이 되어준다. 이는 오늘날의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중요한 통찰을 준다. 부모가 자식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순간, 아이는 책임감 대신 의존을 배운다. 지도자가 공동체의 잘못을 대리 사죄하는 데에 그친다면, 구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한 제자가 선사에게 물었습니다. “스님, 어떻게 해야 깨달을 수 있습니까?” 선사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더니 단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放下着방하착!” 제자가 다시 묻습니다.“무엇을 놓으란 말입니까?”그러자 선사는 말했습니다. “放不下着방불하착! 네가 놓지 못한 그것을 놓아라.” 무엇을 놓는가? 망상妄想을 놓고, 분별分別을 놓고, 집착執着을 놓고, 나라는 생각我見을 놓아라. 몸을 놓고, 마음을 놓고, 세상을 놓고, 심지어 부처까지도 놓아라. 놓는다는 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집을 내려놓는 것이다. 내가 옳다 여기는 것, 내가 쥐고 있는 생각, 심지어 수행조차도 집착이 되는 순간, 그 또한 장애가 된다. 숨을 내려놓아라. 억지로 조절하지 말고, 몸이 쉬도록 맡겨라. 그저 지금 이 호흡 하나에 귀기울이라. 생각을 놓아라. 좋은 생각도, 나쁜 생각도 쫓지 말고, 다만 오고 가게 하라. 생각을 손님으로 보고, 집주인이 되지 말라. 감정을 붙잡지 말라. 기쁨도 슬픔도 ‘지금 이 자리’에 지나가는 구름일 뿐이다. 이름도 놓고, 모양도 놓고, 경계도 놓아라.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님’ 가운데 참된 평화를 만나리라. 놓는 순간, 진리가 드러난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성라자로마을, 한센인을 위한 한국 최초의 구라사업기관으로 75년간의 여정을 걷다. 1950년 6월 2일,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경기도 광명리 신기촌에 한 작은 요양원이 설립되었다. 이름은 ‘성라자로요양원’. 이는 성경 속 한센병 병자였던 ‘라자로’의 이름을 따 지어진 것이며, 한국 천주교 최초의 구라사업기관으로 무의탁 한센병 환우들의 치료와 자립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이 요양원을 세운 이는 미국 메리놀 외방선교회(M.M.)의 조지 M. 캐롤 몬시뇰. 그는 한국 사회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했고, 전쟁과 가난, 차별 속에서 버려졌던 800여 명의 한센인들이 그의 뜻에 따라 모여들었다. 이듬해 1951년, 마을은 현재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오전리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인 복지마을로서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52년, 한 젊은 사제가 이 마을의 역사에 전환점을 가져온다. 이경재 알렉산델 신부(초대 원장)는 성라자로마을에서 30여 년을 헌신하며 한센인의 치료와 인권 회복, 자립 지원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마음이 먼저 치유되어야 몸이 낫는다”는 철학으로 의료·교육·신앙·문화 전반에 걸친 돌봄 시스템을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부처님오신날 축시"曇華總師 담화총사 作" 今此佳辰 如來降誕금차가신 여래강탄 오늘은 여래께서 자비의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날. 어둠 깊은 세상에 자비의 등불 하나 켜지니, 그 빛 따라 모든 생명에 희망이 스며듭니다. 세속의 고해에서 헤매던 중생들이 그 손길 하나에 안식을 얻고 그 미소 하나에 눈물을 씻습니다. 부처님, 이 작은 몸과 마음으로 어떻게 그 큰 은혜를 다 갚으리이까. 다만 오늘, 이 연등을 올리며 서원합니다. 고요히 피는 연꽃처럼 성냄 없이 살겠습니다. 자비를 삶의 등불로 삼아 가는 길마다 빛이 되겠습니다. 무명 속에서도 지혜로 깨어 있고,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맑은 향기 머금겠습니다. 불기 이천오백육십구년, 오늘, 이 봉축의 등불 아래 우리는 다시 태어납니다. 연꽃처럼 맑고, 달빛처럼 고요히, 부처님 따라 자비의 길을 걷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법왕청신문 장규호 기자 | 청주에 위치한 벽사초불정사僻邪招佛精舍가 단순한 불교사찰을 넘어, 민족의 기억과 세계 평화를 품은 복합문화성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북관대첩비 복제비, 세계불교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 기념관, 6·25 사진전, 고승 유작 및 미술작품, 세계 외교사진 전시까지 총망라된 공간으로 조성 중이다. 이 대역사의 중심에는 담화 이존영 이사장(북관대첩비 민족운동중앙회 이사장, 외교저널 발행인)이 있다. 철창 속 100년, 다시 국민 앞에 선 북관대첩비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 장군이 함경도에서 일본군 1만여 명을 격퇴한 ‘북관대첩’을 기념하여 1707년(숙종 34년)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이 비는 1905년, 러·일 전쟁 당시 일본군 제2사단장 이케다 마시스케에 의해 강탈돼, 도쿄 야스쿠니신사 구석 철창 속에 1톤의 돌을 얹은 채 방치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후 국제 불교계와 민족운동가,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공동 노력, 그리고 담화 이존영 이사장의 외교적 설득과 협의를 통해, 2005년 비석은 반환되어 2006년 북한 길주군 본래의 자리에 복원되었고, 현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보 제193호로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