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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초급장교 정원미달...국가안보의 제방이 무너지고 있다.

“전투형 강군, 초급간부들이 자랑스럽게 복무할 수 있도록 군을 만들어 달라~!!”

글 / 고재휘 교수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천리 제방도 개미구멍 하나에 허물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개미구멍 하나에 물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아무리 큰 제방도 결국은 무너진다는 의미입니다. 국가안보도 마찬가지로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무너지고 맙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군대에서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징후는 바로 육군 초급장교 임관 인원의 70% 이상의 차지하는 ROTC(학군장교) 지원율 급락입니다. 

  

 

최근 5년간 ROTC 지원율을 살펴보면, 2019년 3.1대 1, 2020년 2.7대 1, 2021년 2.6대 1. 2022년 2.4대 1 순으로 매년 감소해 오다가, 드디어 2023년에는 역대 최저인 1.6대 1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결과, 많은 대학에서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육군 학군단이 있는 전국 108개 대학 중 절반에 해당하는 54개 대학(수도권 27개, 지방대학 27개)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ROTC 지원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원인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병사와 비교 시 초급장교들의 군 생활이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병사들은 복무 기간 단축과 함께 봉급도 급속도로 인상되는 데 반해, 초급장교들은 복무 기간이 길고 이에 걸맞는 처우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현재 육군 병사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지만, ROTC는 28개월입니다. 급여도 2025년이면 병사(병장 기준)가 월 205만 원(봉급 150+내일준비 지원금 55)을 받아 소위(평균 월 178만 원)보다 많아져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급여는 비슷해지는데 복무 기간은 10개월이나 길기 때문에 입대자들은 장교보다 병으로 입대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입니다.


  이중 무엇보다 복무 기간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ROTC의 의무 복무 기간은 28개월입니다. 1968년 이후 현재까지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병사의 복무 기간은 1968년 36개월에서 현재는 절반인 18개월로 줄었습니다. ROTC의 복무 기간이 병사보다 10개월이나 더 길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을 위해서는 복무 기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군인사법상 국방장관이 1년 범위 내에서 복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ROTC의 복무 기간을 어느 정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초급장교들의 급여 인상 문제이다. 국방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는 있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학군과 학사장교 단기복무장려금을 현행 9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올려 지원하고, 주택수당을 3년 미만 간부에게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초급간부 휴일․야간 근무수당과 성과상여금 신설, 당직근무비 인상은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초급장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 복무 장교들에게 지급하는 장려금을 지금보다 더 파격적으로 올리는 한편, 일반대학의 군사학과 학생들에게도 학비 등을 지원하고 그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초급장교들에게 지급되는 각종 휴일․야간 근무수당과 당직근무비, 위험수당 등을 유사 직종인 경찰관이나 소방관 수준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애초에 작은 구멍에 물이 새면 빨리 막았어야 합니다. 사소한 일이라고 즉시 손을 쓰지 않으면 결국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초급장교 확보 문제는 단순히 군의 병력 수급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국가안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생기면 우리 군의 전투준비태세와 국가안보에 바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국방부는 초급장교 확보는 평시에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전시에는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인식으로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초급장교들과 국민들이 납득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