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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가난한 여인의 한 등불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담화의 저서, 욕망은 횃불과 같다.  

 

 

1. 가난한 여인의 한 등불


  부처님께 바친 공양은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가난한 여인이 밝힌 하나의 등이 국왕의 만개의 등보다 더욱 사바세계를 밝게 비추는 것이다.
  어느 날 마가다국의 국왕이 부처님을 초대하여 공양을 드린 일이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기꺼이 이 공양을 받으시고 영취산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왕은 지바카 대신과 이런 의논을 하였다. 
  “오늘 부처님을 초대하여 음식을 공양한 셈인데, 다음에는 무엇으로 공양 했으면 좋겠는가?” 
  대신은 대답했다. 
  “다음에는 등화를 공양해 드리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왕은 지바카의 이 말을 받아들여 조속히 백 섬 분량의 대마 기름을 준비해 이것을 마차에 실어 부처님이 계신 산방으로 보냈다. 
  이 때 산 아래 한 가난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이 노파도 세존께 공양을 바쳐야겠다고 항상 마음먹고 있었으나 워낙 외롭고 가난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노파도 길에서 국왕이 부처님께 바치기 위하여 실어 나르는 대마유를 보고 감격하여 자기도 연등을 공양할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노파는 길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여 얼마 안 되는 동냥을 받아 그것을 가지고 기름가게에 가서 피마자기름을 사려고 했다.

기름집 주인은 이 노파의 모습을 훑어보며, “할머니, 보아하니 당신은 대단히 가난한 것 같은데 왜 이 돈으로 먹을 것을 사지 않는지요? 기름으로는 연명 할 수가 없을 텐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노인은 씽긋 웃으면서, “백겁(百劫) 동안에 단지 한번 밖에 부처님을 뵈올 수 없다고 나는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나는 부처님 생전에 태어났으면서도 지금까지 가난 때문에 조그만 공양도 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침 국왕께서 백 섬의 대마유를 공양하신다고 듣고 나도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음뿐인 연등을 바쳐 미래 삼계(三界)의 생사고 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길로 가는 노자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고 대답하였다.

이 노파의 말을 들은 기름집 주인은 노파의 믿음에 감동되어 한 홉 값의 돈으로 다섯 홉의 기름을 주었다. 노파는 기뻐하며 그 기름을 들고 세존께 가서 이것을 등화로 공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얼마 안 되는 기름으로는 한 밤중까지 밖에 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이 만약 나의 신념을 인정하시고 불쌍히 여기신다면 이 등화는 밤새껏 타오르리라.’ 그런데 그날 밤 성 아래에는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거리의 등불은 바람에 모조리 꺼졌다.

물론 국왕이 부처님께 바친 등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노파가 바친 등불만이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기름도 떨어지지 않고 활활 타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날 미명에 노파는 또 부처님께 가게 되었는데 이 광경을 보고 마음속 깊이 기뻐하며 큰 절을 하고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날은 이미 밝았다. 모든 등불은 꺼라.” 이렇게 이르셨다.

목련은 부처님 명을 받고 일어서서 하나하나 등불을 꺼갔다. 그렇게 하여 다른 많은 등불은 꺼졌으나 웬일인지 이 노파가 켠 등불만은 세 번을 꺼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다시 가사를 들어 바람을 부쳐도 그 등불은 점점 밝아질 뿐이었다.

그래서 목련은 다시 신통력으로 바람을 끌어 등불을 불었으나 도리어 그로인해 등불은 점점 더 잘 타올라 그 빛은 위로는 범천을 비치고 옆으로는 삼천세계를 비쳐 우주의 곳곳이 이 연등으로 환하게 되었다. 온 법계가 이 한 등불에 눈을 돌리라는 것이었다.

이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멈춰라, 멈춰라! 이 노파는 과거에 백팔십 억의 부처를 공양하여 전불(前佛)로부터 성불의 예언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만 사람들에게 경과법을 설하여 가르치고 있어 아직까지 보시 수행할 여가가 없었다.

그래서 금세에는 빈궁하게 태어나 재복을 갖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마음으로의 한등을 바쳐 보시 수행을 만족하게 하였다. 이제부터 30겁 후에는 모든 공덕을 두루 성취하여 부처가 될 것이다.
  그의 호를 수미등광여래 라고 부르고 그 부처의 세계에는 해와 달도 없으며, 그 세계 사람의 몸속에는 스스로 대 광명을 밝히며 도리천상 재석궁의 보주의 줄이 서로 교차하여 비치고 있는 것이다.” 
  노파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예언을 듣고 크게 기뻐 허공에 뛰어오르기를 백팔십장을 뛰고 다시 지상에 내려와 부처님의 발아래 큰 절을 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그 나라의 왕은 이 노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지바카 대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부처님의 도를 존경하여 오늘날까지 많은 공양을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은 나에게는 예언을 주시지 않았다. 그러시면서 가난한 노파가 바치는 보잘 것 없는 한등의 공덕에 대하여 친절하게 해 주셨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이냐?” 하니까 지바카는 그 자리에서 대답하여 말하였다. 
  “국왕께서 하신 일은 풍족하기는 합니다만 마음이 따르고 있지 않습니다. 그 노파의 공양은 보잘 것 없으나 부처님께 기울인 지성스런 마음은 도저히 국왕 폐하의 것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왕은 지바카의 이 말을 깊이 깨닫고 다시 부처님께 정성으로 공양을 바치고자 왕궁으로 부처님을 초대하였다. 그리고 왕은 부처님께서 오시는 전날 밤 많은 정원사에게, “내일 아침 일찍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 궁전으로 가지고 오너라.” 고 명령했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아침 일찍 산방을 나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법을 설하시면서 천천히 왕성을 향해서 걸음을 옮기셨다.

아침 해가 나뭇잎을 상쾌하게 비출 즈음, 부처님 일행은 왕사성의 문 앞에 이르게 되었다. 마침 그 때 정원사 한 사람이 꽃을 안고 나오다 부처님의 일행과 마주쳤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는 성스러운 음성도 들었다.

그는 기쁨이 몸에 넘쳐 모든 것을 잊고 가지고 있던 꽃을 모두 부처님께 뿌렸다. 그러니까 뿌려진 꽃은 공중에 머물러 부처님의 머리 위를 덮었다. 부처님은 이 정원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과거에 구십억의 부처를 공양했다. 이로부터 백 사십 겁이 지난 후 그 공덕에 의하여 부처가 되고 이름을 각화여래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몹시 기뻐서 춤을 춰 몸이 허공에 오르고 다시 땅에 내려와 부처님 발 앞에 큰절을 드렸다. 그러나 그는 부처님을 예배하고 난 뒤 이렇게 생각했다. ‘국왕은 성미가 급하고 잔혹하다. 나는 그러한 왕으로부터 어젯밤 부처님께 바칠 꽃을 꺾어 가지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그 꽃을 모두 부처님께 바치고 말았다. 나는 결국 왕의 명을 어겼구나. 그러나 나의 목숨은 온전치 못할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그래서 그는 길을 건너 자기 집으로 돌아가 빈 꽃병을 문밖에 내놓고 아내를 향해 말했다. 
  “나는 아직 조반을 먹지 않았소. 그러나 나는 이제부터 죽음을 당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오. 제발 서둘러서 조반을 준비해 주구려.” 
  “어째서 국왕에게 죽음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십니까?” 
  그는 조금 전에 부처님과 같이 있었던 일을 아내에게 말했다. 듣고 난 아내는 갑자기 닥친 불행을 한탄하고 눈물을 흘리며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최후의 조반을 준비했다.

그런데 그때 제석이 도리천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그의 아내가 부엌에 있을 때 문밖에 비어 있는 꽃병에다 천상의 꽃을 하나 가득 꽂고 돌아갔다.

아내가 조반상을 들고 문밖을 힐끗 보니까 지금까지 비어있던 꽃병이 이 땅의 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 꽂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이것을 보고 놀란 나머지 큰소리로 남편을 불렀다. 남편도 문 밖의 꽃병에 꽃을 보고 “밥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다.” 
이렇게 외치고는 꽃병을 안고 기쁨에 넘쳐 궁중으로 달려갔다. 그 도중에 그는 부처님을 맞기 위해 왕궁에서 나온 왕과 마주쳤다. 왕은 지금까지 본 일이 없는 아름다운 꽃을 보자 정원사를 힐문하였다. 
  “이 화원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있었던가? 그런데 왜 너는 지금까지 그것을 나에게 헌상하지 않고 있었느냐? 이 꽃을 지금까지 감추고 있던 죄로 해서 너를 사형에 처하겠다.” 
이 말에 정원사는 정중한 태도로 국왕에게, “대왕님, 이 꽃은 대왕의 화원에 피어있던 꽃이 아닙니다. 제가 오늘 아침 일찍 화원에 피어있던 꽃을 꺾어 궁중으로 오는 도중에 부처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의 목소리와 예언을 들은 기쁨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 꽃을 부처님께 공양했습니다.

그러나 대왕의 명을 잊었다는 것은 죽어 마땅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을 각오하고 마지막 아침식사를 집에 돌아가서 준비시키고 있으려니까, 지금까지 비어있던 꽃병에 이 꽃이 하나  가득 꽂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사실대로 말하였다.  
  “그런데 대왕님, 이 꽃은 천상의 꽃입니다. 저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정원사가 되어 왕궁의 법도대로 윗사람의 지시에 따를 뿐이지 아직까지 도를 수행하는 일은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뜻밖에도 부처님으로부터 예언을 받았습니다. 예언을 받은 이상 죽음 같은 것은 저에게 아무 것도 아닙니다.

사후에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 사방의 불전에서 자유로이 도를 수행할 수가 있겠죠. 따라서 대왕께서 저를 죽여 주셔도 결코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이와 같이 말하며 태연히 왕의 면전에 앉았다. 국왕은 정원사의 말을 듣고 깊이 감동했다. 그래서 왕은 그 자리에서 미래의 부처인 정원사에게 절을 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하고 있는 가운데 부처님께서 왕궁에 도착하시어 왕의 환대를 받으신 뒤 기원하고 돌아가셨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왕은 지바카 대신에게 말했다. 
  “전에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하였을 때는 노파가 은혜를 받았다. 오늘 초대하고 공양한 주인인 나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나는 대단히 불쾌하다. 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그러자 지바카 대신이 대답하여 말했다. 
  “대왕께서는 매일같이 부처님을 공양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라의 재산을 쓰고 백성의 힘을 사용한 공양입니다. 그리고 자부심의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한 공양은 아무리 계속 하셔도 부처님은 결코 은혜를 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나누고, 장식하고 계신 영락이나 칠보의 구슬 고리를 벗으시고 손수 보물로 꽃을 만들어 일심(一心)으로 부처님을 받들어 모신다면 반드시 은혜를 받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왕은 상차림을 주리고 밤낮으로 몸에 지녔던 모든 보물을 벗어 버리고 손수 그것을 가지고 꽃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다. 그리하여 구십일 남짓 걸려서 겨우 보물의 꽃을 만들었다.

왕은 하루라도 빨리 부처님께 이 꽃을 바치고 싶어 준비를 서두르니 곁에 있던 한 대신이 말하는 것이었다. 
  “듣는 바에 따르면 부처님께서는 쿠시나가라에서 이미 열반하시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시었다는 이 말은 왕에게 더 없는 슬픔이었다. 왕은 흐느끼면서, “나는 정성을 들여서 손수 이 꽃을 만들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으니 나는 영취산에 올라 전날 부처님께서 앉아 계시던 곳에 이 꽃을 공양하고 싶다.” 하니까 지바카 대신은 왕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부처님이란 육체가 없는 것이어서 사열하시는 일은 없습니다. 불구불멸의 영체 이시어 지심(至心)의 자(自)만이 부처님을 받들어 모실 수 있습니다. 이제 대왕께서는 이와 같이 지성이 극진하시니까 부처님께서 열반하시었지만 반드시 그 존엄한 모습을 뵙게 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왕은 급히 차를 준비하여 영취산에 갔더니 지바카 대신의 말대로 부처님께서는 그의 거룩한 모습을 왕 앞에 나타내시었다. 왕은 부처님을 봉견하고 대단히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앞에 나아가 발에 큰절을 하고 칠보의 꽃을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렸다.

공중에 뿌려진 꽃은 변하여 칠보의 덮개가 되어 부처님 위를 덮었다. 그리하여 부처님은 왕을 향하여 이런 말씀을 주셨다. 
  “이제부터 팔 만겁 후 왕은 틀림없이 부처가 될 것이다. 그 부처의 이름은 정기소부여래라고 하며 그 부처의 세계를 화왕세계라고 하고 겁(劫)의 일부를 희관이라고 말하여, 그 백성의 수명은 사십소겁(四十小劫)이 될 것이다.” 
  그런데 왕의 태자 센다와리는 그 때 여덟 살이었는데 아버지가 부처님으로부터 예언을 받고 있는 광경을 보고 크게 환희하여 몸에 걸친 모든 보물을 모두 벗어서 부처님 위에 뿌리며 말했다. 
  “원하옵건대 정기소부여래가 부처님이 되실 때, 저는 금륜성 왕이 되어서 그 부처님을 공양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 저는 그 뒤를 이어받아 부처가 되고 싶습니다.” 
  태자가 뿌린 보물은 영락을 연달아 놓은 것 같아 부처님의 머리 위를 덮었다. 세존은 또 태자에게도 말씀을 해주시었다. 
  “그대가 원하는 바와 같이 왕이 부처가 될 때 그대는 금륜성왕이 되어 수명이 다하면 도솔천에 태어나고 거기서 수명을 다 한 뒤에는 다시 내려와 부처가 될 것이다.

그 부처의 이름을 전단 여래라 하고 백성의 수명 국토의 소유 모든 것은 정기소부여래와 같을 것이니라.” 
  왕과 태자는 부처님의 깊은 은혜와 예언의 말씀에 감복하여 부처님께 나아가 큰절로 예배드렸다.

그리고 머리를 들어보니 부처님의 모습은 이미 거기에는 계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