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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거묵이의 꾀 2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2. 거북이의 꾀 


옛날 어느 강기슭에 꽃 장식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꽃을 재배하며 생활하는 한 이발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강에는 오래전부터 한 마리의 큰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이 거북이는 강에서 기어 나와서 이발사의 농원에 들어가 여기저기 기어다니며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꽃을 짓밟아 망쳐 버리곤 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이발사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묘책을 내어 거북이를 상자 속에 가두어 놓고는 언젠가는 잡아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자 속에 들어간 거북이는 도망칠 수도 없고 해서 죽을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죽는 것이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거북이는 ‘상자 속에서 도망갈 수는 없을까?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하여간 그를 속여 이 상자 속에서 빠져 나가자.’ 이렇게 마음먹고 이발사 주인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농장 주인님, 나의 몸에는 더러운 것이 묻어 있어서 기분이 나쁜데 자비를 베푸셔서 일손을 잠시 멈추시고 나의 몸을 씻어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이 상자도 더럽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거북이의 말을 듣자 주인은 거북이의 말대로 귀중한 상자를 더럽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거북이를 상자에서 꺼내어 몸을 씻어 줄 생각으로 강둑의 바위에 올려놓았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거북이는 틈을 타서 강 속에 뛰어 들었다. 이를 본 이발사는 속은 것을 알고 다시 거북이를 잡으려고 거북이에게 “야, 거북아, 너는 내가 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도망치는데 나는 너를 죽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너는 도망쳐서 친구들한테 가겠지만, 선물도 안 가지고 가면 창피하지 않니?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들어 너의 머리에 걸어 줄 테니 나오너라.” 하고 말했다. 
물속에서 이발사의 이 말을 들은 거북이는 ‘저 늙은이는 좋은 말로 나를 현혹하지만 나를 또다시 잡을 것이다.

그것을 팔아서 적은 돈으로 세 식구가 겨우 먹고 사는데 어떻게 꽃다발을 만들어 내게 줄 건가. 역시 나를 속여서 죽일 것이 틀림없다’고 짐작하고 “아! 그것참 감사합니다.

그러나 땅에서는 많은 친척들이 모여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해 놓고 식사를 하는 중이오니 빨리 가서 잡은 거북이를 곧 구워서 올리겠습니다. 하고 말씀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발사는 어쩔 수 없이 거북이에게 속은 것을 속상해 하면서 물끄러미 강물만 바라 볼 뿐이었다. 

                                    
                                    불본행집경 제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