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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기원정사의 유래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담화의 저서 중에서...욕망은 횃불 같다.  

 

 

7. 기원정사의 유래 


옛날 부처님께서 왕사성 영취산에 계시면서 설법을 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당시 사위국 파세나디왕의 신하 중에 수닷타라고 하는 대신이 있었다. 
이 수닷타의 집은 대단한 부호로 그의 재산이 거의 무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일반 부호와는 달리 인자하고 박애한 마음이 많아서 그 마을은 물론이요, 이웃 마을 사람이라 할지라도 생활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그를 도와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문전에는 언제나 가난한 남녀가 마치 시장을 이루듯 떼를 지어 모여 물자의 시여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일로 해서 당시 사람들은 그를 “급고독 이라” 고 존칭 하였다.

그래서 그의 인자한 이름은 널리 방방곡곡에 까지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단지 재물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식도 일곱이나 되어 그 가정의 단란함 역시 세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자식들이 장성하는 대로 곧 장가를 보내 주었다. 
이리하여 여섯째 아들까지는 훌륭하고 예쁜 아내를 맞이하게 되었다. 
마침내 막내에게도 장가를 보내야 할 시기가 다가 왔다. 
남자다운 풍모를 갖추고 있어 수닷타는 특히 그 아들을 귀여워하고 있던 터라 어떻게 해서라도 가장 아름다운 처녀를 구해주리라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친구인 바라문에게 “나의 막내며느리가 될 만한 미인은 없겠는가?” 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바라문은, “그 일이라면 우리들의 동료가 각처를 다니며 시주를 받고 있으니까, 그들에게 의뢰하여 미인을 구하도록 합시다.” 고 말하며 그 일을 맡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바라문은 각 지역에 시주를 하러 다니면서 수닷타가 바라는 바와 같은 미인을 은밀히 찾아보았던 것이다. 때마침 왕사성에 가보니 성안에 고미라는 대신이 있었다.

이 대신도 역시 큰 재산가였고 특히 그는 신앙심이 깊어 삼보에 귀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바라문이 이 대신 집 문 앞에 서서 시주를 구하니까, 고미 대신의 딸이 시주물을 들고 손수 문밖으로 나왔다.

그 딸을 한번 보고 바라문은 대단히 기뻐했다. 까닭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아가씨였기 때문이다. ‘이 아가씨야 말로 수닷타 장자가 원하는 바에 맞는 미인이구나. 막내아들의 신부감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이제 나도 지금까지 찾아 헤메고 다닌 보람이 있다고 할 수 있구나.’ 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조심성 있게 아가씨에게 말을 건넸다. 
“지금 이 댁의 주인은 계십니까?” 
“네 계십니다.” 
“매우 돌연한 일입니다만 좀 뵙고 말씀드릴 일이 있다고 여쭈어 주시겠습니까?” 
“예, 잘 알았습니다.” 
아가씨는 곧 그 뜻을 부친인 고미 대신에게 여쭈었다.

그래서 고미 대신은 바라문이 나에게 모슨 용건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해 보았으나, 하여간 맞아들이기로 했다. 대신을 뵙고 바라문은 말했다. 
“대신께서는 사위국의 수닷타 대신을 알고 계십니까?” 
“아뇨, 만나 뵌 일은 없으나 고명만은 듣고 있습니다.” 
“수닷타께서는 사위국 제일의 부호이며 마음이 인자한 대 인격자 이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도 이 나라에서 제일의 인격을 갖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닷타 대신에게 용모가 뛰어나고 머리가 명석하며 성품이 어진 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아름다운 따님을 원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것이야 말로 좋은 연분으로 생각됩니다.” 
“변변치 못한 딸이긴 합니다만 내 딸을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그는 쾌히 승낙을 했다. 
“쾌히 승낙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래서 바라문은 상세하게 글을 써서 사위국의 수닷타에게 알렸다.

반가운 소식을 받아 본 수닷타는 몹시 기뻤다. 그리하여 많은 보물을 싣고 왕사성을 향해서 며느리를 맞으러 떠났다. 
한편 신랑이 될 사위가 온다고 하니까 맞을 준비를 갖추고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을 환영했다. 
그 날 저녁때가 되어 주인인 고미 대신이 몸소 지휘하여 밥상을 차려 놓고, 집안이 온통 떠들썩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자기들만이 아닌 것 같았다. ‘이것은 도대체 누구 때문에 준비하는 것일까?’ 고 생각하니 몹시 궁금했다. 
수닷타는 하는 수 없이 고미 대신에게 물어 보았다. 
“주인양반, 대단히 바쁘신 모양인데 오늘 저녁에 누가 오실 손님이 또 계십니까?” 
“아뇨, 손님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공양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실은 오늘 저녁에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초대하여 공양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부처라고 하는 분은 어떤 분이십니까?” 
이 물음에 고미 대신은 설명했다. 
“당신께서는 모르고 계십니까? 슛다나 태자로 이름은 싯달타라고 하는 분입니다.

이 분이 탄생할 때는 천신상을 나타내고 수많은 신들이 그를 호위하여 32상을 갖추고 낳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나서 손을 들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고 말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왕위를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상 사람들의 태어남과 늙음과 병들어 죽는 것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해 오시다가 왕궁에 있는 것을 원치 않고 출가 수도하여 6년간의 고행 끝에 모든 속세간의 욕망을 끓고 큰 도를 깨우쳐 부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훌륭하십니다.” 
“부처님이 성도 하시고 부터 모봅률을 굴려 바라나시국의 녹야원에 이르러서 아야교진여 등 다섯 사람을 위해서 사제의 법문을 설교하시자 이 사람들이 최초로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번뇌를 끊고 중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가섭 세 번째로는 사리불, 목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5백 명이나 입문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번뇌를 끊고 미계에 얽매인 굴레를 벗어난 뒤 잘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스승으로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을 승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대단히 좋은 말씀을 경청하였습니다.” 
이리하여 그 이름조차 아직 들어본 일이 없는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무척 기뻐하였다.

수닷타는 한시라도 빨리 그 덕이 높은 부처님의 모습을 뵙고 싶은 것이 소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고미집을 나와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그 때 세존은 수닷타가 오는 것을 알고 방에서 나와 산보를 하고 계셨다.

멀리서 세존을 배견한 수닷타는 위용이 엄연하고 광명이 나는 듯 한 모양을 보고 고미 대신에게 들은 것보다도 거룩함에 몇 배 놀라고 한편 기뻐했다.

오직 수닷타는 위용을 뵙고 싶은 지성은 있었어도 어떻게 하여 부처님을 예배할 것인지의 예의 작법을 몰랐다. 그래서 그는 직접 세존을 향해서, “세존이시여! 기거(起居) 안온 하신지요?” 라고 하였다.

이때 수타회천이 이런 수닷타의 모습을 보고 있다가 세존을 예배하는 예의를 모르고 있음을 알고 네 사람의 인간으로 화하여 열을 짓고 세존 앞에 나왔다.

그리하여 그들은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예배하면서 “세존이시여! 평안하시옵니까?” 라고 묻고 우로 세 번 돌아 좌석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러한 예법을 보고 수닷타는 자신이 무례하였음을 깨닫고 황송하게 여겼다. 그리고 ‘부처님을 공경하는 예법은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즉시 좌석에서 일어나 ‘세존이시여, 평안하시옵니까?’하고 재차 예배하고 부처님께 문안하였다.

이 때 세존께서는 수닷타에게 사제의 법을 설하셨다.

처음으로 세존의 설법을 들은 수닷타는 기뻐하며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를 것을 맹세 하였다. 수닷타는 다시 세존께 물었다. 
“세존이시여! 사위성 안의 저희 동료들도 법을 듣고 곧 이에 귀의할 수 있겠습니까?” 
“사위성 안 사람들은 사법을 깊이 믿고 있는 자가 많으므로 정법에는 용이하게 귀의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세존이시여! 한번 사위성에 오시어서 성안 사람들의 사를 제거 하시고 정에 따르도록 이끌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모처럼의 초청이긴 하지만 출가의 규칙이 일반 사회와는 다르고 그 주거에 있어서도 또 다르다. 사위국에는 출가인이 거주할 정사가 없다. 그러므로 가려고 생각해도 갈 수가 없는 곳이다.”
이러한 강청에도 세존은 오직 입을 다물 뿐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수닷타는 우선 세존이 계신 곳에서 고미의 집으로 돌아와 막내아들의 혼례를 마쳤다. 
그리고 그는 재차 세존께 가서 간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본국으로 돌아가서 정사를 건립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을 모릅니다. 하오니 제자 분 가운데 어느 한 분을 저와 함께 딸려 보내주시도록 하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수닷타의 부탁에 세존께서는 ‘사위성안의 바라문들은 사법을 믿고 있다. 따라서 보통 제자로서는 이 무리들에게 압도되어 버릴 것이다. 그

러나 사리불이라면 바라문족의 출신이고 또 총명하며 신통력도 갖추고 있으니까 안심이 되겠다.’ 이렇게 생각 하시고 사리불에게 명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수닷타 대신과 함께 사위성에 가서 정사의 건립에 힘을 빌려주도록 하라.” 
사리불과 수닷타 일행은 세존의 곁을 떠나 사위성으로 향하였다. 매일 2백리 정도 걷고는 밤이 되면 거기에 한 채의 집을 임시로 만들어 대신들을 쉬게 하고 마실 것과 음식을 충분히 준비하여 가지고 본국 사위국의 자기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수닷타는 사리불과 함께 성안의 여기저기로 정사를 세울만한 장소를 찾아 다녔다.

그러나 한군데도 사리불의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오직 태자가 소유하고 있는 정원만이 평탄한 땅에 수목이 울창하여 더구나 마을에서 약 삼십리 정도의 거리가 있어 정사 건립지로서는 여러 가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사리불은 말하였다. 
“수닷타 장자, 여기가 가장 적당한 땅이라고 생각 됩니다. 여기보다 멀게 되면 탁발이 지극히 곤란해지고 또한 여기보다 도시에 더 가까우면 시끄러워서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나 여기는 태자의 소유이기 때문에 태자의 승낙을 받아야합니다.” 
그리하여 수닷타는 태자의 승낙을 얻기 위해서 곧 태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태자님, 저는 부처님을 위하여 이 나라에 정사를 세우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장소로 태자님의 정원이 가장 적합합니다. 하오니 저에게 그 땅을 파실 수는 없으신지요?” 
이 수닷타의 말을 들은 태자는 미소를 지으며 거절했다. 
“그 정원은 내가 산보할 때 적합한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팔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리불이 그 곳 외에 적합한 땅이 없다고 하여서 수닷타는 몇 번이고 양도해 주도록 부탁했다. 그 때 태자의 마음에는 탐욕스런 생각이 머리를 들고 일어섰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수닷타, 그렇게 까지 소망한다면 양도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조건으로서 저 땅에 틈이 없도록 황금을 깔아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어때 그렇게 하겠는가?” 
물론 수닷타는 그곳을 깔고 남을 정도의 호아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네 그것은 생각 보다 쉬운 일이옵니다. 그럼 그 조건으로 양도해 주시겠습니까?” 고 대답했다. 이 대답에 그는 너무나 진실하게 나오는 바람에 기가 막혔는지 말을 못했다. 
“뭐? 황금을 정말로 깐다고…. 아냐 실은 그것은 나의 농담일세. 그곳은 값으로는 팔수 없네.” 
“무슨 말씀입니까? 방금 그렇게 약속하시지 않았습니까? 좋습니다. 이 흑백은 재판소에서 가리기로 합시다. 자 함께 가십시다.” 
이리하여 정사건립에 열심인 수닷타는 태자와 법정에서 싸우게 되었다.

이 때 수닷타 회천은 부처를 위해 싸우게 되었던 것이다. 이 때 수닷타 회천은 부처를 위해 정자를 세운다는데 지금 법정에서 수닷타와 태자가 싸우게 되면 모든 대신은 반드시 태자에게 편들어 수닷타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것을 염려 하였다.

그래서 한 남자로 화하여 태자를 보고 말했다. 
“태자로서 망언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이미 허락을 해놓고 중도에서 이를 후회 한다는 것은 한 나라의 태자로서 결단코 할 일이 아닙니다.

약속대로 수닷타가 금을 깔아 채우면 이것을 주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이 충언에 태자가 말했다.

수닷타는 대단히 즐거워 곧 집안 일꾼에게 명하여 많은 코끼리에게 황금을 정원으로 운반하여 깔게 하였다. 정원의 거의 전부인 2만 5천평 가량이 황금으로 깔아 채워졌다.

그리고 이젠 조그만 공지만이 남아 있었다.  이것을 보고 그는, 자아, 이번에는 어느 창고에서 금을 꺼낼까?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태자가 물었다.  
“이젠 금이 다 떨어졌나 보군?” 
“금이 부족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창고에서 나머지 빈 자리에 깔 금을 꺼낼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대답을 들은 태자는 “이만 됐다. 정원은 약속대로 당신의 소유로 함이 좋다. 그러나 수목 전부는 나의 소유이므로 나는 이 수목을 부처님에게 헌상 하겠다.

결국 이렇게 하여 태자와 공동으로 정사를 건립하기로 하게 되었다.” 
태자는 부처님의 위덕에 어느덧 감화되어 이렇게 제안하고 나섰다. 물론 “태자님께서 조력하여 주신다는 것은 더 없는 영광입니다. 제발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으로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이 나라에는 종래 불교 승단과 반대 입장에 있는 사상가가 있었는데 이를 육사외도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들은 이 나라 대왕의 귀의를 얻어 일반인으로부터도 두터운 존경을 받고 있었다.

이 육사외도가 태자와 수닷타가 협력하여 세존을 위해서 정사를 세운다는 말을 듣고 대단히 놀라 국왕에게 항의를 제기 하였던 것이다.  
“듣는 바에 의하면 수닷타 장자가 태자의 정원을 사서 불도를 위해 정사를 건립하는 모양입니다.

대왕께서 이를 허락하시기에 앞서 우리들과 주문술의 승부를 겨루어 만약 그들이 이겼을 때에 허락을 해주셨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대왕도 육사외도에 귀의하여 있던 터라 이러한 제의를 허락 했다.

그래서 그 뜻을 수닷타에게 전하였던 것이다. 이를 들은 수닷타는 모처럼의 청정한 수업에 방해가 들어 왔다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사리불이 와서 수닷타가 근심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장자여, 왜 그러십니까.” 
수닷타는 대왕으로 부터의 전갈을 빠짐없이 전하고, “모처럼의 청정한 불사가 성취되지 않는 것을 분하게 생각합니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리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아니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가령 육사의 무리가 세상에 불처럼 꽉 찼다고 하여도 내 발 위에 털 하나도 건드릴 힘이 없을 것입니다.

주술을 겨룬다면 언제든지 상대가 되어 그릇된 도에 거품을 피우게 하겠습니다. 안심하고 대왕에게 부처님의 제자 사리불이 육사와 주술 시합을 한다고 여쭈어 주세요.” 
수닷타는 사리불의 자신 있는 대답을 듣고 안심하여 이 취지를 곧 국왕에게 여쭈었다. 그래서 대왕도 역시 육사에게 이 일을 전달하게 되었다. 
육사의 무리들은 ‘세존의 일문을 격파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다’ 고 다음과 같은 포고령을 내렸다. 
“칠일 후 성 밖 광장에서 불제자라 칭하는 사리불과 우리들 육사와 주술 시합을 하니까 참관토록 하라.” 
그 날이 되자 광장에는 주술 시합을 보려는 사람들로 꽉 메워졌다.

군중의 대부분은 육사외도의 신자였으므로 군중은 육사외도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육사의 무리는 일찍부터 광장에 와서 사리불을 기다렸으나 그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래서 육사는 대왕에게 말했다. 
“국왕이시여! 사리불은 큰 소리를 쳤으나 갑자기 자신이 없어 겁을 먹고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왕은 수닷타를 불러서 명령했다. 
“빨리 그대 스승의 제자인 사리불에게 오도록 전하라.” 
수닷타는 황공하여 사리불에게 말씀을 고했다.

이 때 나무 밑에서 조용히 선정에 들어가 있던 사리불은 서서히 일어서서 의복을 갖추고 앉을 도구를 왼쪽 어깨에 메고 사자왕이 걷는 것처럼 군중을 향해 나오고 있었다.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본 군중들은 저절로 일어서서 사리불에게 예배했다.

사리불은 수닷타가 미리 준비한 좌석에 조용히 앉았다. 그래서 군중들은 ‘이제부터 두 사람 사이에 어떠한 비술이 나올까, 누가 이길 것인가’ 하고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진행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시합은 시작 되었다. 먼저 육사 가운데서도 환술이 장기인 로도샤라고 하는 자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대중 앞에서 주문을 외워 한 그루의 나무로 변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나무가 점점 자라서 마침내는 나무 그늘이 대중 전체를 덮어 버렸던 것이다. 
“저런 로도샤가 요술을 부렸다.” 
군중은 겁을 먹으며 떠들었다.

그러나 이것을 본 사리불은 신통력을 써서 큰 바람을 일으켜 그 나무를 뿌리부터 뽑아 땅에 쓰러뜨려 가루로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사리불이 이겼다!” 
군중들은 환호했다. 실패한 로도샤는 분했으나 다음에는 사면이 칠보로 장식 되고, 안에는 여러 가지 묘한 꽃이 한창 피어 있는 연못을 만들어 보였다.

그러니까 사리불은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백상어 형태를 나타냈던 것이다. 
하나하나의 이빨 위에 일곱 개의 연꽃이 피고 그 하나의 꽃 위에는 일곱 명의 미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큰 코끼리가 연못가에 천천히 걸어가서 물을 마시니까 칠보의 연못은 순식간에 없어져 버렸다. 
“또 사리불의 승리다!”  
군중들은 큰 소리를 내며 떠들었다.

로도샤는 이번에는 칠보와 수목과 꽃과 과실로 장엄한 산을 만들어 보였다. 그러나 사리불이 금강불로 변하여 금강의 절구공으로 그 산을 가리키니까 그 산은 무너져 그림자도 형태도 없어져 버렸던 것이다. 
“저런 또 사리불이 이겼구나!” 
열광하는 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그 후도 로도샤는 어떤 때는 머리가 열 달린 용이 되어 나타났다가 살찐 큰 소가 되기도 하고, 야차가 되기도 하여 그가 체득한 비술을 다하여 사리불과 겨루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리불 때문에 깨지고 그 때마다 사리불을 칭찬하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지게 되었다. 이 때문에 육사외도는 도저히 사리불에게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도망가 버렸다.

이렇게 하여 육사를 정복한 사리불은 수닷타와 같이 태자의 정원에 가서 정사 건립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수닷타는 손에 스스로 새끼줄의 한쪽을 잡고 사리불도 역시 그 한쪽을 잡고서 땅을 쟀다.

그 때 사리불이 빙긋이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수닷타가 물었다. 
“성자는 어찌하여 웃고 계십니까?” 
“이 땅을 재고 있는 중에 육욕천에는 이미 궁전이 성취되었습니다.

지금 나의 도안을 빌려 줄 테니 내다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수닷타도 도안에 의해 육욕천중의 엄정한 궁전을 모두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수닷타는 물었다. 
“이 육욕천 가운데서 어느 곳이 가장 즐겁습니까?” 
“그렇지 아래의 삼천은 색욕이 심후하고, 위에 이천은 교만하고 제사천은 소욕지족입니다.

그래도 여기에는 항상 보살이 계십니다. 그러므로 이 최고 락의 경계이지요.” 
“저는 그 제사천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수닷타가 그렇게 말하니까 제사천의 궁전만 남고 다른 궁전은 없어져 버렸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 땅의 측량도 끝났다.

수닷타는 세존을 위해서 바위 동굴을 만들고 또 불제자 1천 2백명을 위해 1백 20개의 방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정사를 건립하는 불사는 끝났던 것이다. 그리하여 세존을 맞이하게 되었다.

수닷타는 국왕에게 가서 정업완성의 보고를 하고 다시 국왕의 어명으로 세존을 정사에 맞이하여 주시도록 부탁드렸다.

국왕도 전에 사리불과 육사외도의 주술 시합 이래 부처님의 위대함에 깊이 감동하고 있었으므로 기꺼이 이 부탁을 수락해 주었다. 
이리하여 세존은 많은 제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사위국에 오셨던 것이다.

물론 오시는 길에 있어서도 무수한 사람들을 교화 하셨다. 그리고 세존은 도착하시자마자 사위국의 사람들에게 응병여약의 설법을 하시어 그 고마운 부처님의 설법을 전해주었다.

그리하여 설법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세존은 제자인 아난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아난아, 이 정원의 토지는 수닷타가 구입한 것이고, 또 수목과 꽃과 과실은 태자의 소유로서 두 사람이 동심협력의 결과 전립된 정사이다.

따라서 이 정원을 기수 급고독원 이라고 이름붙임이 좋겠다.” 
기원정사는 이렇게 하여 이루어 졌으며 후세에 와서도 부처님의 정사로 오랜 기간 동안 전해진 유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현우경 제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