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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 전기집 오! 한국의 달마여 17

'큰 수행 싣는 게 대승이야' 17

 

 

법왕청신문 이존영 기자 | 일붕이 템플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한국 불교의 포교사에 그 유례가 없는 실적을 쌓고 있을 무렵 국내의 불교계와 교육계에서는 일붕을 귀국시켜 불교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대학 강단에서 2세 교육에 매진하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러한 소식을 접한 일붕은 귀국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 주변을 정리했다.

 

그러자 미국의 법제자들은 아직 확고한 터전이 닦이지 않았으므로 당분간 미국에서 자신들을 이끌어 달라고 붙잡았다.

 

양 측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었다. 여러모로 분석한 일붕은 일단 귀국하는 방향으로 결심을 굳혔다. 이미 영주권을 가진 신분이므로 출입국이 자유로운 관계로 언제든지 미국을 드나들며 법제자를 지도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일붕의 뜻을 알게 된 제자들은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그 대신 한국 불교의 참모습을 내외에 내세우는 공개 강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제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일붕은 흔쾌히 응했다.

 

공개 강연은 불교 신자뿐만 아니라 동양학과 한국에 관심을 가진 지성인들이 대거 참석하여 마치 세계적인 규모의 학술 세미나가 개최되는 대회장을 방불케 했다.

 

먼저 일붕이 불교의 전반적인 개요를 말하고 나자 일문일답식의 진행이 요구된다는 사람이 많았다. 다소 어렵지만 궁금한 것이 많으므로 자세히 알고 싶다는 지적 욕구가 발동된 참석자들이 기회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다음은 미국인들이 불교의 어떤 면을 상세히 알고 싶어 하는가를 관찰한다는 측면에서 주된 문답을 간추린 것이다.

 

 

“불타(佛陀)를 지칭하는 호칭이 많은데 왜 그렇습니까, 또 어느 것이 가장 적합한 호칭입니까?”

 

“불타란 산스크리트語인 붓다의 음역으로 깨달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불타의 깨달은 진리를 여如라고 말하므로 여래如來라고 합니다. 존칭으로 세존世尊, 석존釋尊이라고도 합니다.

 

출가하기 전의 속명은 고다마 싯다르타인데, 고다마가 성이고 싯다르타가 이름입니다. 

 

그래서 이교도들은 불교 신자를 고다마라고 불렀습니다. 

 

 

고다마가 속한 종족인 석가족은 현재 네팔의 서부지방을 근거지로 한 씨족이며 주로 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인도의 계급제도는 브라만: 성직자, 크샤트리아: 무사, 바이샤: 평민, 수드라:천민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고다마家는 석가족의 귀족으로 왕위에도 올랐는데, 불타는 석가족에서 태어난 聖者라 해서 석가모니釋迦牟尼로 불렸습니다. 

 

이 석가모니와 여래를 합친 석가모니여래로도 널리 불리었습니다. 그러나 석가모니 외에도 몇 명의 깨달은 사람이(불타) 나왔다 해서 이와 구별하기 위해 최근에는 고다마싯다르타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입니다.” “불교의 계율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신자나 성직자가 지켜야 할 수행의 원형原型인 계율은 어느 종교에나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신도와 성직자를 네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에 맞는 계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일상생활을 하는 在家 신자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수행에 정진하는 出家者가 있습니다.

 

재가 신자는 남성인 우파사카(우바새, 優婆塞)와 여성인 우파시카(우바이, 優婆夷)가 있고, 출가자에는 남성인 비구(比丘)와 여성인 비구니比丘尼가 있습니다. 이를 합해 4중四衆이라 합니다.

 

불교에서는 계를 내릴 때 재가 신자에게는 남녀의 구별이 없이 오계를 내리나 출가자에게는 다르게 내립니다. 즉 재가자에게는 불살생계(不殺生戒: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 불투도계(不偸盜戒: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 불사음계(不邪淫戒: 부정한 성관계를 맺지 말라), 불망어계(不妄語戒: 거짓말하지 말라), 불음주계(不飮酒戒: 술을 마시지 말라) 등의 오계를 받습니다. 

 

또 비구는 250계를 받고 비구니는 348계를 받습니다. 일단 승려가 되면 사회에 있을 때의 지위, 계급, 학식, 명예 등을 모두 버리고 오직 출가의 선후에 따른 상·하의 위계질서만이 생겨납니다.”

 

 

“소승불교와 대승불교가 있다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전혀 다른 불교로 생각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 알려면 먼저 어의(語意)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소승小乘은 산스크리트語로 히나야나이고 대승大乘은 마하야나 입니다.

 

이때 승(乘)은 ‘실어서 운반한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또 마하는 ‘크다’라는 뜻이고 하나는 ‘비겁하다’라는 뜻이며 야나는 '탈것'의 의미입니다. 그 때문에 소승은 적게 운반하는 것이고 대승은 크게 운반한다는 뜻이 깃들어 있습니다.

 

 

실어 나르는 내용물은 수행을 통한 깨달음입니다.

 

이를 쉽게 말하면 소승불교는 남과 상관없이 자기만 해탈하여 아라한(阿羅漢: 번뇌를 減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대승불교는 자기의 깨달음에 그치지 않고 그 깨달음을 중생구제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대승불교에서는 산스크리트에서 하나가 '비겁하다’라는 뜻을 가졌다고 하여 비겁한 방법이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다른 분류법으로는 소승불교를 남방불교, 대승불교를 북방불교로도 나누고 있습니다.

 

이는 전파경로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남방불교에는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라오스, 말레이지아, 필리핀 등이 있고 북방불교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있습니다. 이 분류법은 소승과 대승에 거의 일치합니다.

 

 

어쨌든 소승과 대승은 이런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중요시하는 경에 따른 차이로 소승과 대승은 각기 다른 삼장이 있다.

소승은 <경장, 經藏><장아함경,長阿含經><중아함경, 中阿含經>혹은 <증일아함경, 增一阿含經>이 있습니다.

율에는 비구의 250계와 비구니의 500계를 설한<四分律><五分律>이 있습니다. 

 

또한 논장에는<시설족론, 施設足論><계신족론,界身足論><식신족론,識身足論> 등 소위<육족론, 六足論>이 있습니다. 대승의 경장에는<화엄경><법화경><열반경><유마경, 維摩經> 등이 있고, 율장에는 십중계(十重戒)와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를 설한 <범망경,梵網經>이 있습니다. 또 논장에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섭대승론,攝大乘論> <유식론, 唯識論> 등이 있습니다.

 

 

둘째, 소승은 출가 위주고 대승은 재가 위주라는 점입니다.

이는 출가자의 특권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에 따른 구분으로서 대승은 머리를 깎고 안 깎고에 중점을 두지 않고 수행과 도력이 뛰어난 이를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소승과 대승은 형식주의와 자유주의, 自利主義와 利他主義, 아라한과 증득과 불과 증득, 일국토일불주의一國土一佛主義와 다불다국토주의多佛多國土主義등의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경전으로 구분할 때는 보살의 유무를 가려내면 됩니다.

 

 

즉 소승 경전에는 관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기타 무수한 보살이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소승과 대승을 우열의 차원에서 살피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는 소승은 한 사람 한 사람씩 해탈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대승은 다중多衆을 구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은 계를 지킬 수 없으므로 불교 신자가 되기 어렵겠군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살생하지 말라는 뜻은 살아있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정신을 지켜 수행에 힘쓰라는 의미입니다.

 

또 부처님께서도 삼정육三淨肉, 즉 자기가 죽이라고 명하지 않은 고기, 자기를 위해 죽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없는 고기, 자기가 죽이지 않은 고기는 부득이한 경우에 먹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재가 신도에게는 다소 탄력성이 있는 그것이 계율입니다. 일반 신자들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파리, 모기, 빈대까지 죽일 수 없다면 누가 해충에게 시달리면서 불교 신자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가능하면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오랜 수행을 한 승려가 죽은 후 그 몸을 태우면 사리라는 것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입니까?”

 

 

“예, 사실입니다.

 

맑고 고결한 정신이 승화된 결정체가 바로 사리舍利입니다. 사리는 오색찬란한 빛을 사방으로 비추며 영원히 썩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 신비한 기운이 서린 혼魂 입니다.

 

사리는 Sarira를 음역한 것인데 한문으로는 실리實利, 설리라說利羅로 표기합니다. 사리의 종류로는 생신生身, 전신全身, 쇄신碎身, 필생筆生, 법신法身사리 등이 있습니다.

 

 

불가에서는<금광명경 사신품, 金光明經 搖身>에 나온 '사리는 戒定慧로 인한 결정체요 최상의 복전福田’을 근거로 하여 아주 귀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열반 후 사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생전의 수행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불교佛敎를 어떻게 정의하실 수 있습니까?” “불佛이란 범어 붇다 (buddha)의 음역인데, 붓다란 진리를 깨달은 각자覺者란 뜻이므로 깨달은 이의 가르침 교敎 입니다.

 

즉 앞에서 설명한 석가모니를 교조로 삼고 그가 말씀한 교법敎法을 종지宗旨로 삼은 종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