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인사 · 동정

학교통일교육 현황과 과제

학교 통일교육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글 / 고재휘교수 동신대 동북아연구소장

 

통일부는 최근 2022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일부는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2020년 10월 18일부터 11월 22일까지 전국의 초‧중‧고 734개교, 65,966명의 학생과 교사 3,983명, 관리자 920명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22년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학생 및 교사들의 북한-분단-평화-통일 인식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생각’ 설문 결과,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감소하고, ‘경계 대상’으로 보는 인식은 증가했다. 북한에 대해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전년도와 비교하면 협력의 대상과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보는 긍정적인 인식은 14.8% 감소하고 경계의 대상과 적대적인 대상으로 보는 부정적 인식은 14.2% 증가했다. 

 

구 분

협력해야 하는 대상

도와줘야 하는 대상

경계해야 하는 대상

적대적인 대상

2021

52.6%

8.0%

27.1%

7.7%

2022

38.7%

7.1%

38.1%

10.9%

증 감

-13.9%

-0.9%

+11%

+3.2%

 

또한 남북 분단상황과 내 삶에 영향에 대한 질문에 38.0%가 ‘영향 없다’고 응답한 반면, 32.9%가 ‘영향 있다’고 응답해 ‘영향 없다’가 다소 높았다. 이는 현재 남북관계와는 별개로 분단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관심도가 떨어진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남북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55.7%가 ‘평화롭지 않다’고 응답했다. ‘남북분단 상황이 내 삶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과 ‘남북관계가 평화롭지 않다’는 인식 모두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연달아 강행하면서 지속적으로 남북관계에 긴장감을 형성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구 분

분단상황이 내 삶에 영향

남북관계

영향 없다

보통이다

영향 있다

평화롭다

보통이다

평화롭지 않다

2021

40.0%

32.5%

27.4%

21.1%

48.8%

30.2%

2022

38.0%

29.1%

32.9%

9.8%

34.5%

55.7%

증 감

-2.0%

-3.4%

+5.5%

-11.3%

-14.3%

+25.5%

 

‘통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전년도 대비 감소했다. 그 이유는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와 경제적 부담 때문으로 나타났다. 통일의 필요성은 57.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31.7%는 ‘필요없다’고 응답해 전년도 25.0% 보다 6.7% 증가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는 전쟁 위협 해소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같은 민족 때문, 우리나라가 보다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 순으로 나타났으며,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 경제적 부담 문제, 정치제도의 차이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일의 장애요인으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학생 3명 중 1명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 이유는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 및 경제적 문제 때문으로 인식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 통일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또한 학교 통일교육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생 82.7%, 교사 90.4%가 학교에서 통일교육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통일교육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교육방법에 대해서는 다소 불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내용은 남북 간의 평화의 중요성, 통일이 가져올 이익, 북한 사람들의 생활과 사회 모습, 남북 간 교류협력의 필요성 순으로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과 일치했다.

 

그러나 교육 방법은 학생들은 현장 견학 등 체험학습, 동영상 시청, 퀴즈 등 이벤트 방식, 토론식 수업, 협동과제 수행, 교사의 강의나 설명식 수업 순으로 선호한 반면, 최근 1년간 교사들이 활용한 교육 방법은 강의 및 설명식 교육이 81.1%, 동영상 시청이 77.5%로 이루어져 학생들의 선호하는 방법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교사 설문에서 나타난 최근 1년간 통일교육 시간은 1~2시간 46.5%, 3~4시간 32.1%, 5시간 이상은 21.5% 순이며, 활용 시간은 94.1%가 자율활동 시간, 6.4%가 동아리 시간, 4.4%는 진로활동 시간에 실시됐다.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자율활동 시간에 5시간 이내로 교사의 강의 및 설명식으로 통일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은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질문에는 사회적 공감대, 분위기 조성, 교수학습 자료 개발이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교사 중 59%만 통일교육과 관련된 연수를 받은 적 있으며, 연수 형식은 82.5%가 원격강의라고 응답했다. 

 

연수를 받지 않는 이유는 개인 사정 때문에, 주제에 관심이 없어서, 연수 안내를 받지 못해서, 담당 교과목과 상관이 없어서 순으로 조사됐다. 통일교육 교사 연수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교사들은 학교 통일교육을 실행이 어려운 이유로 교육자료 부족, 교육목표와 방향성 혼란, 민원 발생에 대한 걱정, 교사의 전문성 부족 순으로 응답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통일교육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우선적으로 학교 통일교육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통일 인지’ 수준에서 벗어나 미래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통일의 필요성과 북한 이해도 증진‘에 맞춰 교육 내용을 개편해 ‘통일 이익’, ‘북한 실상’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학습자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교육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AR‧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고, 체험교육 등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학교 현장의 통일교육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통일교육 교사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교수학습 자료 개발 및 교사 전문성 강화 등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통일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학습자의 관심은 나이에 따라,성장과 발달의 단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즉 연령,학력,직능,성별에 따라 적절한 교수내용을 선정하고 적합한 교수 기법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넷째, 통일교육의 적정한 시간 확보 및 범교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1년에 1~5시간 이루어지는 보여주기식 통일교육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미비하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통일교육을 위해서는 법제화를 통한 통일교육의 적정 시수 확보가 되어야 한다. 또한 범교과화를 통한 통합한 주제에 맞는 학습활동과 수업안 등을 개발 보급한다면 더 효율적인 통일교육을 할 수 있을 거라 사료된다.

 

통일교육은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대해 낮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최우선적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통일의 당위성 인식과 통일 의지를 확립시켜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통일시대에 대비한 역량을 갖춘 미래 통일한국의 인재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준비되지 못한 통일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준비된 통일은 축복이 된다. 다가올 통일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통일교육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