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윤인자 화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저마다 다르다. 그러기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재현적인 작업에서도 화가마다 큰 시각적인 차이를 드러낸다.
아름다운 색채에 빠져드는가 하면, 그 오묘한 형태미에 매료되기도 한다. 이처럼 저마다 다른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은 개인적인 사상이나 철학 또는 취향과 관련이 있다.
윤인자화백은 의도적으로 거칠고 누르스름한 색감을 지닌 캔버스의 뒷면 천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그 뒷면의 조건을 그대로 용인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그림의 성격과 결부시키고 있다. 올이 굵고 거친 표면은 물감이 균질하고 찰지게 묻혀지지 않고 대략적으로 얹혀지는 편이다.
정교한 표현보다는 물감의 질료적인 성질, 이른바 물성이 두드러지게 올라오고 그에 따라 상당히 촉각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그것은 세부묘사보다는 분위기와 느낌을 고조하고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작가는 붓과 함께 나이프로 물감을 조율하고 있다. 표면에 나이프의 맛이 묻어나는 이유다.
화백은 그러한 방법론을 이용해 적조한 자연풍경을 표현한다. 상당히 간략하게, 자연풍경의 핵심적인 부분만을 묘출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잘한 묘사나 표현보다는 단순한 몇 가지 색감과 물감의 질감만을 통해 자연에서 받은 직관적인 인상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 특정한 장소를 재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소 관념적인 풍경이다. 구체적인 장소에서 받은 인상을 이후 재구성하고 단순화해서 이미지화한 그런 풍경화다.
진달래로 뒤덮인 풍경은 사실 거의 분홍빛으로 칠해진 색면 추상회화에 가깝다. 우리가 진달래꽃이 가득 핀 풍경을 이미 보았고 그 장면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진달래꽃임을 인지한다. 사실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기억 때문일 수 있다. 그러니 화백은 우리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는 특정 장면을 건드리는 매개를 던져놓고 있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림이다.
윤인자화백의 작품들은 구상과 추상 사이에 걸쳐 있기도 하고 실재와 환영 사이에, 보이는 것과 기억하고 있는 것 사이에서 이 그림은 이루어진다. 그러니 이 그림은 특정 장소의 관찰에 의한 재현이나 현실을 재생하는 묘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자연의 모습을 빌어 그 가시적 너머의 비가시적 기운이나 내밀한 생명력을 지닌 자연 혹은 우리가 미처 알 수 없는 타자성으로 빛나는 자연의 한 기운이 홀연 드러나는 느낌들을 담담하게 담아 내고 있다.
윤인자 화백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서양화)졸업개인전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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