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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담화의 산방한담] 허물어진 탑에는 흙을 바를 수 없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어느 동산에 머물고 계셨다. 그날은 달빛이 환한 보름밤이었다. 부처님께서는 맨땅에 앉아 비구들에게 법을 설하신 후,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사방에서 많은 비구들이 함께 모여 밤새도록 정진하고 있다. 나는 등이 아파 잠시 쉬고자 하니, 네가 대신 비구들을 위해 법을 설해주도록 하라.”

 

부처님은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자리에 깔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사자처럼 발을 포개고 누우셨다.

 

이에 사리풋타가 비구들에게 말했다.

 

“이 파바성은 본래 이교도 니칸타가 머물던 곳이다. 그러나 그는 얼마 전에 죽었고, 그의 제자들은 두 파로 나뉘어 서로의 잘못을 캐며 다투고 있다.”

 

“그들은 ‘나는 이 법을 잘 알고, 너는 알지 못한다’, ‘나는 바른 법을 가졌고, 너는 사견에 빠져 있다’며 서로 시비를 일삼고 있다. 그 말들이 얽히고설켜 도리에 맞지 않고, 각자 자신의 말만이 참되고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결과, 니칸타를 따르던 이 지역 사람들마저 그 다툼을 혐오하게 되었다. 이는 그들이 말하는 ‘옳음’이 참된 바른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이 바르지 못하면 해탈로 나아갈 수 없다. 마치 허물어진 탑에 다시 흙을 바를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여래의 법은 바르고 참되어 해탈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이는 새로 세운 탑을 장엄하게 꾸미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땅히 부처님의 교법과 계율을 중심으로 다툼을 막고, 청정한 수행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모든 중생들에게 이익과 안락을 줄 수 있다.

 

수행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을 살펴야 한다. 만약 성냄과 원망의 마음으로 대중을 어지럽힌다면, 어찌 부처님의 뜻을 전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화합된 대중 속에서 자비를 널리 펼쳐 다툼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얽히고 맺힌 원한이 풀렸을 때에는 그 마음을 완전히 거두어 다시는 분노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냄이 일어나고 뒤틀리면 시기심이 생기고, 교활해지며, 자기 소견에 사로잡혀 사견 속에 빠지고, 편견에 치우치게 되는 법이다.

 

이와 같이 설한 사리풋타의 말을 부처님께서는 옳다고 칭찬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