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강가의 물빛은 잔잔했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그 아침, 두 마리의 새가 마주 섰다. 흐르는 물 위,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이었다. 깃털은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날카로웠고, 날개는 넓게 펼쳐졌지만 진심은 접혀 있었다. 그들은 날아오르지 않았다. 서로의 숨결을 견디며, 먼저 날개를 펴는 쪽이 진 것이란 듯 정적 속에 대치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이 갈라지듯 두 새는 동시에 날아올랐다. 그 날개는 더 이상 비상이 아니라, 공격이었다. 상승이 아니라 충돌이었고, 하늘은 평화의 무대가 아닌 전장의 천장이 되었다. 공중에서 그들은 부딪혔다. 검은 날개 끝이 하얀 가슴을 때리고, 긴 목은 날카로운 부리로 의지를 꿰뚫었다.
짧은 시간, 그러나 강렬한 싸움. 그 싸움에는 말이 없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 짐승은 울지 않았고, 다만 날개로 말하고, 부리로 외쳤다. 지켜보는 이는 없다. 아니, 있었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아래 흐르는 물처럼, 우리는 그저 흘러갈 뿐이다. 이 장면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정치와 너무도 닮아 있어 씁쓸한 한숨이 절로 새어나온다.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침묵. 함께 날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를 짓누르기 위한 도약. 비상이 사라진 하늘. 꿈이 부서진 논쟁. 국민의 마음은 그 잿빛 물결처럼 점점 탁해져 간다.
그러나 나는 믿고 싶다. 이 새들이 언젠가 다시 부딪히는 날개가 아니라, 함께 나는 날개가 되기를. 그리고 우리 정치도, 승부가 아니라 상생을 향해 다시, 날개를 펴기를 기대해 본다.